비트와이즈의 매트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암호화폐 시장이 인공지능(AI) 주도 장세 속에서 ‘역발상 투자’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관 자금이 AI 관련 주식으로 쏠리면서 크립토가 한때의 ‘모멘텀 거래’에서 펀더멘털을 따지는 구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건은 2일 시장 노트에서 “크립토 시장은 지금 매우 혹독하다”며 “크립토는 더 이상 파티의 주인공이 아니다. AI 주식, 로봇 기업, 스페이스X까지 있는데 누가 나스닥100이 전년 대비 43% 오른 상황에서 크립토를 찾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오픈AI가 2022년 말 챗GPT를 공개한 뒤 엔비디아($NVDA)를 비롯한 AI 관련 종목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쪽으로 쏠렸다고 봤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챗GPT 출시 이후 주가가 약 1500% 뛰었다. 호건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크립토가 ‘모멘텀 거래’에서 ‘역발상 투자’로 바뀌는 아픈 전환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건은 다만 역발상 투자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역발상 투자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결과는 대체로 들쭉날쭉하다”며 “모멘텀 투자는 흥분을 타고 편하게 오르지만, 역발상 투자는 인내와 장기 시각, 펀더멘털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투자자들은 크립토를 믿고 있지만, 분위기보다 펀더멘털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VRG 리서치의 닉 럭 디렉터도 코인텔레그래프에 AI가 여전히 기관 포트폴리오를 지배하고 있지만, 숙련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크립토가 조용히 ‘진짜 역발상 투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사용 지표와 규제의 명확성, 온체인 유틸리티가 투기보다 더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호건은 이번 약세장이 과거와 다르다고도 짚었다. 이전 사이클에서 비트코인(BTC)이 안전자산 역할을 했다면, 현재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제트캐시(ZEC), 스텔라(XLM)처럼 펀더멘털이 강한 소형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크립토가 모멘텀 거래를 멈추는 순간, 펀더멘털이 중요해진다”며 “이번 순환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이 약세장의 시작보다 끝에 가까운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호건은 “크립토 겨울의 한가운데서는 모든 것이 붉게 보인다. 그런데 초록색이 진짜 성장처럼 보이기 시작하면 계절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아직 냉랭하다. 이날 암호화폐 시장은 5.3% 추가 하락하며 전체 시가총액이 2조3800억달러로 내려앉았다. 이는 10월 고점 대비 46%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521원인 점을 감안하면 달러 자산으로서의 변동성도 여전히 크다.
결국 이번 하락장은 ‘크립토’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던 시기에서, 실질 활용성과 사업성을 따져야 하는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열풍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시장은 여전히 펀더멘털이 강한 자산을 다시 찾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BTC)과 일부 알트코인이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지가 다음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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