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스테이블코인 경쟁 심화에 주가 10% 급락

| 정민석 기자

CRCL 주가, 스테이블코인 경쟁 격화에 10% 급락

서클 인터넷 그룹(CRCL)이 스트라이프·비자·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준비 소식에 급락세를 보이며 90달러 선이 무너졌다. 전일 종가 100.85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한 90.13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USDC 발행사인 서클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서클 인터넷 그룹은 3월 3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일 대비 10.72달러(-10.63%) 하락한 90.1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99.15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스트라이프와 비자, 마스터카드의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준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격한 매도세가 유입됐다.

거래량은 1,594만 주를 기록하며 평소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52주 최고가 298.99달러 대비 약 70% 하락한 수준이며, 52주 최저가 49.90달러 이후 회복세를 보였던 주가는 다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장 초반 97달러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오후 들어 급락세를 보이며 90달러 초반까지 밀려났다.

스트라이프·비자·마스터카드 연합,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결제 인프라 기업인 스트라이프와 비자, 마스터카드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클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온 USDC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직접적인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테더(USDT)와 서클의 USDC가 양분하고 있는 구조다. 특히 USDC는 규제 준수와 투명성을 앞세워 기관 투자자들의 선호를 받아왔다. 그러나 결제 인프라를 장악한 전통 금융 기업들의 시장 진입은 서클의 경쟁 우위를 위협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코인베이스(COIN) 역시 같은 날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스트라이프는 이미 암호화폐 결제 분야에서 상당한 인프라를 구축해왔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글로벌 결제망과 결합될 경우 서클의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내부자 매도와 SEC 공시로 투자 심리 악화

시장 혼란 속에서 서클의 이사 미셸 M. 번스(Michele M. Burns)가 SEC Form 4를 통해 내부자 거래를 공시했다. 번스 이사는 10b5-1 계획에 따라 클래스 A 주식 1,666주를 가중평균 98.76달러에 매도했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약 9% 높은 수준이다.

번스 이사는 매도 후에도 330,558주를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지분 정리는 아니지만, 경쟁 심화 국면에서 나온 내부자 매도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10b5-1 계획은 사전에 설정된 자동 매도 프로그램으로 내부 정보를 활용한 거래가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 문제는 없으나, 타이밍이 시장의 의심을 샀다.

서클은 공개 상장 이후 변동성이 큰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IPO 직후 고점을 찍은 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조정과 함께 하락세를 보였으며,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던 중 이번 경쟁사 이슈로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

서클의 핵심 사업 모델은 USDC 발행을 통한 수수료 수익과 예치 자산 운용이다. 현재 USDC는 시가총액 기준 2위 스테이블코인으로, 테더에 이어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 금융 기업들의 진입은 이 구도를 흔들 수 있다.

스트라이프는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전 세계 카드 결제망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경우 기존 결제 인프라와의 통합을 통해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규제 측면에서 전통 금융 기업들은 서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금융당국과의 오랜 협력 관계와 검증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격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결제 인프라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진출은 시간문제였다"며 "서클은 기술적 우위와 암호화폐 생태계 내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 서클의 대응 전략 주목

시장은 서클의 대응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은 파트너십 확대, 기술 혁신, 규제 대응 등 구체적인 경쟁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서클은 최근 몇 달간 USDC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확장해왔다. 이더리움을 넘어 솔라나, 아비트럼, 폴리곤 등 여러 레이어1 및 레이어2 네트워크에서 USDC를 지원하며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전통 금융 기업들의 진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결제망과 금융 인프라를 이미 보유한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합할 경우, 사용자 경험과 접근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CRCL은 90달러 지지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수준이 무너질 경우 52주 최저가였던 49.90달러를 향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경쟁 이슈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판단 하에 저점 매수 기회로 볼 수도 있다.

거래량 증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서클의 공식 발표나 경쟁사들의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될 경우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격화는 단기적으로는 서클에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의 성숙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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