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2025년 고점인 5000달러 안팎에서 60% 넘게 밀린 가운데, 대표적인 장기 지지자들까지 잇따라 보유 물량을 정리하고 있다.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이더리움의 가치가 어디에서 새로 증명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뱅크리스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호프만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이더리움(ETH)을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이더리움은 돈’이라는 서사를 앞세워 ETH를 지지해온 인물로, 이번 결정은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다만 호프만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더리움이 이미 대다수 지지자들이 기대했던 성과를 상당 부분 이뤄냈고, ETH의 시가총액도 그 성공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일은 이미 일어났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면 이야기는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TH를 계속 들고 있기보다, 현재 가격대에서 더 높은 상승 여력을 갖춘 자산으로 자금을 옮겼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매각 대금의 절반가량을 VVV, 니어프로토콜(NEAR), 모네로(XMR), 하이퍼리퀴드, 그리고 나머지 일부는 라이트코인(LTC)에 배분했다.
호프만은 이더리움이 가치를 축적하는 사업체라기보다 ‘공공 유틸리티’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즉, 생태계의 중요성은 크지만 ETH 보유자에게 추가 수익이 자동으로 쌓이는 구조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그는 새로운 자금 유입을 다시 끌어오려면 더 강한 리더십과 조율, 뚜렷한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각은 최근 이더리움 약세에서 더 힘을 얻고 있다. 가격이 크게 내려갔음에도 ‘싸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주식처럼 명확한 밸류에이션 기준이 있으면 조정 폭만 보고도 저평가 여부를 따질 수 있지만, ETH는 그런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밀크로드에 따르면 선임 애널리스트 m0xt도 최근 남은 ETH를 모두 처분했다. 그는 호프만과 이유는 달랐지만,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60% 하락이 반드시 매수 기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더리움에는 ‘적정가’를 판단할 기준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이 이더리움의 장기적 중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 모두 ETH의 존재감과 생태계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지금 시점에서는 다른 자산이 더 나은 ‘위험 대비 수익’ 구간에 있다고 본다.
이더리움의 급락은 단순한 가격 부진을 넘어, ETH가 어떤 자산으로 평가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꺼내고 있다. 장기 지지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반등의 관건은 가격 회복보다도 ‘새로운 투자 논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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