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2026년 들어 거의 40% 하락했지만 대형 보유자들은 오히려 물량을 늘리고 있다. 비트코인(BTC) 약세와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이 이어지며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리플(Ripple)의 사업 확장과 미국 규제 입법이 XRP의 다음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본문에 따르면 XRP는 올해 초 이후 낙폭을 키우며 사상 최고가 3.65달러 대비 약 70%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비트코인(BTC)도 202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6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13거래일 연속으로 44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중동 긴장 고조와 끈질긴 인플레이션 우려, 골드만삭스의 2026년 금리 인하 전망 철회가 겹치며 시장 전반에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짙어졌다.
그러나 온체인 데이터는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1만 XRP 이상을 보유한 지갑은 33만2230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만 XRP 이상 보유 주소도 올해 들어 42개 늘었고, 1분기에만 12억 개를 사들였다. 1000만 XRP 이상 보유 주소가 쥔 물량은 약 458억3000만 XRP로, 유통량의 68.5%에 달한다.
거래소에서 빠져나가는 물량도 많다. 최근 거래소 순유출의 91.4%가 대형 보유자의 이동으로 나타났고, 가격이 19달러에 도달하자마자 2500만 XRP 이상이 거래소 밖으로 옮겨졌다. 시장 가격은 약세지만, 큰손들은 장기 보관을 염두에 둔 듯 지갑 이동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리플은 사업 면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025년 12월 리플에 전국 신탁은행 인가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내렸고, 관련 최종 규정은 2026년 4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연방준비제도 마스터 계좌 신청도 진행 중이지만, 절차는 2026년 말까지 보류된 상태다.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는 시가총액 약 17억 달러로 불어 글로벌 8위권에 올라섰다. 40개가 넘는 네트워크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6월 3일에는 마스터카드가 RLUSD를 USDC, PYUSD와 함께 24시간 온체인 결제망에 추가했다. 결제와 정산 영역에서 XRP보다 RLUSD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XRP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는 어느 정도 걷혔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현재 XRP를 디지털 상품으로 보는 입장이지만, 이 분류가 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행정기관 해석은 차기 정부에서 바뀔 수 있지만, 법률로 명문화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클라리티 법안’의 향방이 중요하다. 해당 법안은 XRP의 상품 지위를 영구히 못 박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하원에서는 294대 134로 통과했고 상원 은행위원회도 15대 9로 문턱을 넘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법안이 통과되고 ETF 자금 유입이 100억 달러에 이를 경우 XRP 목표가를 8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XRP를 두고 상반된 해석이 맞서고 있다. 강세론은 기록적인 고래 매집, 연방 신탁은행 라이선스, RLUSD의 성장, 그리고 규제 명확화 가능성을 근거로 든다. 반면 약세론은 2026년의 40% 급락, 200일 이동평균선 이탈, 상대강도지수(RSI) 약세, 그리고 XRP 대신 RLUSD가 더 많이 쓰이는 점을 부담으로 본다.
특히 1달러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이 구간이 무너지면 0.90달러, 더 나아가 0.7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XRP의 향방은 거시환경이 안정되는지, 그리고 클라리티 법안이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거센 조정 속에서도 고래와 제도권 자금은 여전히 XRP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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