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는 가운데, 글로벌 규제 이슈가 동시에 불거지며 시장 긴장이 커지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를 겨냥한 정책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자금 흐름이 점차 ‘탈중앙화’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가격 변동보다 구조적 변화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허가가 필요 없는’ 인프라로 유동성이 이동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BTC)은 장중 6만3800달러(약 9810만 원)까지 하락한 뒤 6만4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더리움(ETH) 역시 1750달러 아래로 밀리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이번 하락은 케빈 워시(Kevin Warsh)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촉발했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해야 한다는 강경한 메시지가 나오자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청산 물량이 쏟아졌다. 여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 1억 달러(약 1536억 원) 이상 자금이 유출되며 하방 압력을 키웠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6만~7만 달러 박스권에 갇혀 있으며, 정책 발언이 나올 때마다 지지선 테스트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중동 관련 외교 뉴스 등 긍정적 요인보다 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규제 이슈는 유럽에서도 불거졌다. 바이낸스의 MiCA(유럽 암호자산 규제) 라이선스 신청이 그리스에서 사실상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규제기관이 기술 심사를 통과시켰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가 개입해 절차가 지연됐다는 주장이다. 최종 승인 마감 시한인 7월 1일을 앞두고 제동이 걸리면서, 바이낸스는 프랑스를 사실상 유일한 대안 경로로 남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낸스는 “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지연은 유럽 시장의 유동성과 선택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통화 주권 보호’와 ‘민간 플랫폼 견제’가 작용한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USDT의 MiCA 비준수 문제 등과 맞물리며, 규제 적용의 일관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또 다른 움직임이 포착됐다. 통화청(MAS)은 바이비트를 투자자 경고 리스트에 추가했다. 현지 라이선스 없이 운영된다는 이유다.
바이비트는 이미 MiCA 규정을 충족하고 있음에도 국가별 규제 장벽을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거래소라도 ‘관할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규제 환경은 중앙화 거래소의 확장 전략에 제약을 주는 동시에, 탈중앙화 거래소(DEX)로의 이동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데이터는 이미 변화를 보여준다. 코인게코와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DEX 현물 시장 점유율은 2024년 초 약 6.9%에서 2026년 초 14%까지 상승했다. 강세장에서는 24%를 넘기기도 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DEX 점유율은 약 2%에서 10% 이상으로 다섯 배 증가했고, 무기한 선물 거래량은 8배 이상 확대됐다.
여전히 중앙화 거래소가 연간 80~105조 달러 규모 거래를 주도하고 있지만, DEX는 이미 시장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대형 손실 사례 대부분이 중앙화 구조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다시 조명된다. 반면 탈중앙화 프로토콜은 리스크가 분산돼 있어 단일 실패 지점이 적다는 평가다.
물론 DEX 역시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 등 고유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규제나 정책 변화에 직접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구조적 장점이 있다.
결국 ‘유동성은 사라지지 않고 이동한다’는 원칙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별개로, 시장의 기반은 점점 허가가 필요 없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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