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벤사손(Eli Ben-Sasson) 스타크웨어 CEO가 비트코인(BTC)의 ‘2100만 개 공급 상한’에 의문을 제기하며 연간 발행률 상한 도입을 주장했다. 키 분실로 실제 유통량이 줄어드는 구조를 감안하면, 고정 공급보다 ‘연간 인플레이션 상한’이 더 합리적이라는 논리다. 다만 네트워크 합의와 가치 훼손 우려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캐시 공동 창립자이자 스타크넷(STRK)을 개발한 스타크웨어 CEO 벤사손은 공개 발언에서 비트코인의 고정 총량 모델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키 분실로 접근 불가능해진 코인은 장부에 남아도 ‘실사용 공급’에서는 빠지며, 시간이 갈수록 유통량이 감소한다는 이유다. 이에 그는 총량을 묶는 대신 연간 신규 발행의 상한을 두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그 수치로 ‘연 4%’를 제시했다. “인구 증가율의 합리적 상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 주장은 ‘재고(stock)’가 아닌 ‘흐름(flow)’을 통제하자는 접근으로,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전제로 가격을 형성해온 보유자에게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벤사손은 키 분실로 인한 유효 공급 감소와 함께 채굴자 보안 문제를 함께 언급했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블록 보상은 3.125 BTC로 줄었고, 이 보상은 약 2140년경 ‘0’에 수렴한다. 보상이 줄어들수록 채굴자는 수수료 의존도가 커지는데, 네트워크가 이를 충분히 보전하지 못하면 참여 유인이 약화되고 보안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해당 위험이 “지평선 위로 크게 다가오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 지점은 프로토콜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일정 부분 공감을 얻는다. 장기적으로 수수료가 블록 보상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문제 제기가 곧바로 공급 상한 변경의 필요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강하다.
키 분실에 따른 ‘로스트 코인’ 규모는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영구적으로 접근 불가능한 물량을 제외한 실질 유통 상한은 약 1850만 BTC 수준으로 거론된다. 하드웨어 지갑 업체는 2024년 말 기준 최대 400만 BTC가 분실됐을 가능성도 제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약 1990만 BTC가 채굴돼 전체의 약 95%가 이미 발행됐고, 남은 물량은 약 110만 BTC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키 분실에 따른 ‘감소 효과’는 누적된다.
그러나 비트코인(BTC)의 공급 상한을 바꾸는 것은 기술보다 ‘거버넌스’의 문제다. 변경을 위해서는 비트코인 개선 제안(BIP), 새로운 클라이언트 배포, 그리고 채굴자·노드·사용자의 광범위한 채택이 필요하다. 현재 약 97%의 노드는 기존 발행 스케줄을 검증하며 유지하고 있다. 희소성을 ‘훼손’하는 방향의 포크는 체인 분열과 가치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비트코인의 전략 자산 지위에 대한 논의까지 겹치며, 공급 유연성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저항도 큰 상황이다.
커뮤니티의 반박 중 하나는 ‘단위 분할성’이다. 2100만 BTC는 2.1경 사토시로 쪼개져 어떤 가격 수준에서도 거래 단위를 충분히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벤사손은 “키 분실이 무한히 지속되면 사토시도 절대량 기준으로 줄어든다”고 맞섰지만, 이는 수 세기 단위의 시간축에서나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제안의 실현 가능성보다 ‘누가, 왜 이 문제를 제기했는가’에 있다.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ZK(영지식증명) 기술자가 채굴 보안 약화를 근거로 문제를 던졌다는 점은, 비트코인의 장기 보안 모델과 수수료 시장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환기한다. 다만 현 체제에서 ‘2100만 개 상한’이 바뀔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데 시장의 시각은 대체로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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