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결제업체와 은행 140곳이 참여한 컨소시엄 오픈 스탠다드가 ‘오픈 USD(OUSD)’ 출시를 발표하면서 서클(CRCL) 주가가 하루 만에 17% 급락했다. 단순한 새 스테이블코인 등장이 아니라, 준비금 이자를 발행사가 독식하는 기존 구조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1달러당 1달러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OUSD는 수익의 대부분을 네트워크 파트너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오픈 스탠다드는 스트라이프($STRIPE), 블랙록($BLK), 코인베이스($COIN) 등을 포함한 140개 이상 기업과 금융기관이 함께한 연합체다. OUSD는 테더(USDT)나 서클의 USDC처럼 발행사가 준비금 이자를 쌓아두는 모델이 아니라, 해당 이익을 결제 앱, 거래소, 지갑, 가맹점, 결제처리업체 등 유통망에 배분한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축이 ‘발행’보다 ‘유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서클의 사업 구조에는 직접적인 경계심이 반영됐다. 서클은 2025 회계연도 매출 27억달러의 96%를 준비금 이자로 벌어들였고, 상당 부분을 코인베이스 같은 파트너에 유통비용으로 나눠줬다. 이익을 남기는 핵심 지표인 ‘Revenue Less Distribution Costs(RDLC)’는 약 10억8,000만달러였다. 결국 누가 스테이블코인 잔액의 ‘float’와 이자 수익을 가져가느냐가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 점유율만 보면 USDT와 USDC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두 코인의 합산 점유율은 약 86%이며, USDC 시가총액은 730억달러 수준이다. USDC는 2026년 상반기 38조달러 규모의 조정 온체인 전송량 중 79%를 차지했고, 이 중 베이스(Base) 네트워크 비중이 69%에 달했다. 거래소와 디파이에서 USDC가 단순 저장 수단을 넘어 결제, 담보, 유동성 공급의 기본 자산으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코인베이스와의 관계도 주목된다. 코인베이스는 2026년 1분기 실적에서 USDC 유통 공급량의 약 25%가 자사 상품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코인베이스가 USDC 재무 배분 주체가 되면서, 플랫폼이 준비금 수익의 최대 90%까지 가져가는 구조도 등장했다. 이는 연간 1억3,500만~1억6,000만달러가 서클과 코인베이스에서 빠져나가 HYPE 토큰 바이백과 생태계로 이동하는 효과를 낳는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만 보면 OUSD가 당장 USDC의 지배력을 무너뜨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USDC는 여전히 주요 거래소의 기축 자산이자, Aave v3와 스카이 PSM, 하이퍼리퀴드 등에서 핵심 담보로 쓰이고 있다. 서클이 최근 미국 통화감독청(OCC) 승인을 받아 ‘서클 내셔널 트러스트’ 설립에 나선 점도 규제 측면의 해자로 평가된다.
결국 OUSD는 서클의 점유율을 즉각 흔드는 ‘직격탄’이라기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수익 배분 방식을 바꾸려는 구조적 실험에 가깝다. 준비금 이자가 발행사에 쏠리던 시대에서, 유통망과 플랫폼이 경제적 이익을 나눠 갖는 시대로 이동할 수 있는지가 향후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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