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미국 물가 둔화 기대 속에 반등했지만, 상승세 뒤편에서는 ‘매도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장기 보유자와 단기 투자자가 모두 차익 실현과 손절에 나서며 상승 탄력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시장은 안도했다. 비트코인(BTC)은 이번 주 초 6만1,500달러에서 약 6만5,000달러까지 반등했고, 특히 CPI 발표 직후 상승폭이 확대됐다. 6월 CPI는 전년 대비 3.5% 상승에 그치며 예상치(3.8%)를 밑돌았고, 근원 CPI는 2.6%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는 100.48로 하락하고,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온체인 데이터는 전혀 다른 신호를 보낸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최소 5개월 이상 코인을 보유한 ‘장기 보유자’들이 최근 반등 구간에서 매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점 부근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손실 상태에서 탈출하기 위해 물량을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분석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6만6,000달러에 근접할수록 장기 보유자의 손실 실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며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반등 시 매도’하는 패턴은 확신이 약해진 상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단기 보유자 역시 매도 행렬에 합류했다. 최근 저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하루 400만 달러(약 59억 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매도 규모는 지난 5월 상승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당시 비트코인은 200일 이동평균선인 8만2,00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조정을 겪은 바 있다. 현재의 매도 흐름 역시 비슷한 ‘상단 저항’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장기 보유자와 단기 투자자의 동시 매도는 시장 위에 ‘공급 부담’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상승 돌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트겟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Ryan Lee)는 “6월 CPI 둔화는 유가 하락에 크게 의존한 결과”라며 “이미 유가는 반등했고,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브렌트유는 한 달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은 6월 데이터에 반응하고 있지만, 7월은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윈터뮤트의 OTC 트레이더 재스퍼 드 마에르(Jasper De Maere) 역시 신중론을 유지했다. 그는 “물가 데이터는 긍정적이지만, 미국의 이란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환경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포·탐욕 지수도 여전히 ‘극도의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BTC)은 거시 환경 개선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매도 압력에 직면해 있다. 장기 보유자의 신뢰 약화와 단기 투자자의 빠른 차익 실현이 맞물리면서 상승 추세는 아직 확신을 얻지 못한 상태다.
결국 이번 반등이 ‘추세 전환’인지, 아니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는 향후 물가 흐름과 지정학적 변수, 그리고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이 얼마나 완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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