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중앙은행과 연결된 암호화폐 지갑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휴전이 깨지고 공습이 재개된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금 이동까지 겨냥한 조치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대이란 압박 기조 속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우회 금융’을 차단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 중앙은행과 연계된 트론(TRX) 기반 지갑 4개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해당 지갑들은 약 1억6500만 달러(약 2440억 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이 중 1억3100만 달러(약 1930억 원) 규모의 테더(USDT)는 이미 동결됐다. 다만 일부 자금은 동결 이전에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제재로 거래소와 커스터디 업체, 컴플라이언스 기업들은 해당 주소를 기준으로 자금 흐름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이란 중앙은행이 최소 5억700만 달러(약 7490억 원)의 테더를 축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자국 통화인 리알 가치 방어를 위한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OFAC는 이번에 공개된 지갑 목록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추가 주소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제재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기존 지정 대상에 대한 ‘확장’ 성격이다. 이란 중앙은행은 이미 2019년부터 테러 지원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아왔다.
앞서 OFAC는 지난 6월, 이란 최대 거래소인 노비텍스(Nobitex) 등 일부 거래소가 중앙은행의 스테이블코인 이동을 도운 혐의로 제재한 바 있다.
또한 테더는 올해 4월에도 이란 중앙은행과 관련된 3억4400만 달러(약 5080억 원)를 동결했다. 이번 조치까지 포함하면 총 동결 규모는 약 4억7500만 달러(약 7020억 원)에 달한다.
체이널리시스는 문제의 지갑들이 기관 유동성 공급자와 아시아 기반 결제 프로세서로부터 자금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동결된 테더는 블록체인 상에서 여전히 확인 가능하지만, 해당 지갑에서는 전송이나 환전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는 ‘압류’가 아닌 ‘사용 제한’ 조치로, 자산 자체는 여전히 이란 중앙은행 지갑에 남아 있는 상태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가 국가 단위 금융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을 정조준한 사례로 평가된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규제와 제재가 한층 강화되는 신호로, 관련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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