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옵션 시장에 본격 진입하며 ‘암호화폐 파생상품’ 경쟁 구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단순 점유율 경쟁이 아닌 시장 자체 확대 전략을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크라켄은 17일(현지시간) 크라켄 프로(Kraken Pro)를 통해 ‘현금 결제형’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옵션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품은 유럽형 옵션 구조로 설계됐으며, 미국 달러 기준으로 정산된다. 초기에는 RFQ(호가 요청) 방식으로 제공되며, 유럽·북미·호주를 제외한 일부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된다. 유럽 시장은 추후 진출이 계획돼 있다.
이번 출시의 핵심은 ‘암호화폐 옵션 시장’의 저변 확대다. 크라켄 파생상품 책임자 알렉시아 테오도루(Alexia Theodorou)는 현재 옵션 거래 비중이 전통 금융시장 대비 크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관 자금 유입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 옵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관 투자자 유입이 늘어나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옵션은 여전히 소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전체 거래량의 대부분은 선물과 퍼페추얼(무기한 선물)이 차지하고 있으며, 옵션은 데리빗(Deribit), CME 그룹, 바이낸스 등 일부 거래소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크라켄은 기존 시장 점유율 경쟁보다는 ‘시장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테오도루는 “기존 옵션 시장은 특정 전문 트레이더에 맞춰져 있었다”며 “더 많은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상품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을 별도로 담보로 보유할 필요 없이 달러 기준으로 손익과 프리미엄이 계산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크라켄은 옵션 시장 성장 정체의 원인을 ‘수요 부족’이 아닌 ‘설계 문제’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옵션 플랫폼이 기관과 마켓메이커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개인 투자자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퍼페추얼 선물은 단순한 구조 덕분에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크라켄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옵션 상품 역시 직관적으로 설계하고, 기존 현물·선물 계정과 통합했다.
또한 포트폴리오 마진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서로 상쇄되는 포지션 간 증거금 부담을 줄였고, 30개 이상의 통화로 담보 설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옵션 전략 이해를 돕기 위한 교육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테오도루는 “옵션은 가격, 변동성, 시간에 대한 복합적인 시장 전망을 반영하는 핵심 도구”라며 “크라켄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방향성 투자와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크라켄은 공개 주문서 도입, 지원 자산 확대, 지역 확장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 핵심 타깃으로 ‘유럽 시장’을 지목했다. 크라켄은 이미 해당 지역에서 암호화폐 파생상품 제공을 위한 규제 허가를 확보한 상태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옵션 상품 확대 여부는 향후 거래소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크라켄의 이번 행보는 옵션 시장 대중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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