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보안업체 서틱(CertiK)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확인된 ‘크립토 강도’는 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3% 늘었다. 특히 자택 침입을 동반한 사건이 가장 많아지면서, 해커의 디지털 공격이 아니라 물리적 압박이 암호화폐 보유자를 직접 겨냥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틱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가해자 협박형 공격’으로 분류한 사건이 52건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상반기 39건보다 13건 많은 수치다. 유형별로는 납치가 12건에서 16건으로 늘었고, 자택 침입은 1건에서 20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강도는 5건에서 1건으로 줄었다.
금전적 노출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서틱은 관련 손실 또는 요구 금액을 포함한 총 노출액이 약 1억2410만달러라고 집계했다. 이는 1년 전 1050만달러에서 급증한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 절도액만이 아니라 몸값 요구, 피해자 송금, 동결·회수 자산, 실패한 요구액까지 포함한 광의의 기준이다.
이번 증가세는 범죄자들이 온라인 지갑 방어를 우회해, 보유자와 가족을 직접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호화폐가 익명성과 이동성 때문에 표적이 되기 쉬운 데다, 신원과 거주지 정보가 유출될 경우 물리적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52건 중 39건을 차지했고, 프랑스만 33건으로 전 세계의 3분의 2에 가까웠다. 서틱은 자사가 독자적으로 확인한 공개 사건만 반영해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내 수치가 특히 높은 것은 암호화폐 이용자와 관련된 정보 유출, 주소 노출, 자산 추정 정보가 범죄 표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프랑스 내무장관 로랑 뉘네즈는 7월 2일, 올해 상반기 암호화폐 연계 납치·갈취·갈취 시도 사건이 77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한 해 전체 45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프랑스 당국은 이에 대응해 전용 예방 플랫폼과 긴급 경보 체계를 도입했고, 긴급 조치로 20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서틱은 이런 흐름이 기존의 ‘자가 보관’ 원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다중서명, 다자간 연산(MPC) 방식, 출금 지연, 지출 한도 설정, 서명자의 지리적 분산 등을 권고했다. 한 사람을 위협해 곧바로 모든 자산을 빼내지 못하도록 구조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시장이 커질수록 공격도 정교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크립토 강도’가 늘어난 것은 단순한 범죄 통계를 넘어, 디지털 자산 보안이 기술뿐 아니라 신변 보호까지 포함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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