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르면 2028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일본 금융청(FSA)이 암호자산을 금융상품으로 규정하는 제도 개편에 맞춰 투자신탁 관련 규칙 정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규칙이 마련되면 자산운용사는 BTC를 편입한 펀드를 설계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2028 회계연도 말인 2029년 3월까지 3조엔, 약 203억 달러(약 28조원)가 유입될 수 있다는 시산이 나왔다. 일본 가계 금융자산 규모와 투자신탁 시장 확대,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이용자 증가, 국내 암호자산 거래 실태, 미국 현물 ETF 성장 흐름을 반영한 추정치다. 유입 주체는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도 개편의 출발점은 지난 15일 참의원을 통과한 금융상품거래법(FIEA)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BTC를 포함한 105개 암호자산을 기존 자금결제법 영역에서 금융상품거래법 영역으로 옮기는 내용을 담았다. 암호자산을 결제 수단보다 투자 대상으로 다루는 변화로, 거래소에는 종목별 정보 공시 의무가 부과되고 주식과 같은 내부자거래 규제도 적용된다. 재분류 시행 목표는 2027 회계연도다.
세제 개편도 별도 트랙으로 추진되고 있다. 일본 개인 투자자의 암호자산 차익은 지금까지 잡소득으로 분류돼 최고 55%까지 과세됐지만, 이를 주식과 같은 20% 수준 신고분리과세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적용 시점은 2028년으로 잡혀 있어 ETF 허용 시점과 맞물릴 경우 제도권 상품 접근성과 세 부담 완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운용사 준비도 시작됐다. SBI홀딩스는 지난 5월 BTC와 리플(XRP)을 함께 담는 이중 자산 ETF를 제안했고, SBI증권이 그룹 계열 SBI글로벌자산운용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목표 운용자산은 출시 3년 내 5조엔이다. 노무라홀딩스 조사에서는 기관투자자와 패밀리오피스의 약 79%가 향후 3년 안에 암호자산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8년 상장은 확정 일정이 아니다. 금융청은 상품 승인 전 △수탁 구조 △기준가격 산정 △유동성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점검할 방침이다. 투자신탁 규칙과 세제 개편이 모두 예정대로 맞물려야 하는 만큼 일정이 뒤로 밀릴 여지도 남아 있다.
한국 시장에도 비교 기준이 생겼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범위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법은 통화와 일반상품만 기초자산으로 인정해 BTC 현물 ETF 설계 근거가 부족했다. 법 개정 속도에 따라 한국 상장 시점이 일본보다 앞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미국 사례는 수요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ETF 11종을 승인했고, 첫해 350억 달러(약 48조원) 이상이 유입됐다. 최근에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이 7거래일 만에 순유출로 전환된 가운데 아시아 주요 시장의 제도 정비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관건은 승인 시점보다 법과 세제, 상품 규칙이 같은 방향으로 정리되는 속도에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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