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새로운 통합 초안을 공개하며 진전을 보였지만, 핵심 쟁점인 ‘윤리 조항’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수익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법안 통과 시한이 촉박해지는 모습이다.
이번에 공개된 초안은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가 각각 추진하던 법안을 하나로 합친 형태다.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명확히 하고 규제 권한을 재정의하는 것이 골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처음으로 포함된 ‘윤리 조항’이다. 해당 조항은 고위 공직자가 직접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성격이 강하다.
현재 조항은 트럼프 대통령이 1년 내 자산을 매각하거나 블라인드 트러스트(백지 신탁)에 맡기도록 요구하고, 법무부가 이를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윤리 조항의 ‘실효성’이다. 민주당은 해당 규정이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보고 더 강력한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암호화폐를 통해 약 14억 달러(약 2조 5760억 원)의 수익을 올린 점을 주요 쟁점으로 삼고 있다.
반면 공화당과 백악관은 현재 수준의 조항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존재하는 토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제한하지 않으며, 임기 이후에는 소급 적용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면피용’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현직 대통령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과 업계는 법안 자체보다는 ‘시간’에 주목하고 있다. 상원이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통과시키려면 절차상 빠듯한 일정이 필요하다.
우선 법안 심의를 시작하는 ‘본회의 상정 동의안’이 이번 주 초 통과돼야 하며, 이후 수정안 및 최종 표결까지 이어지는 절차가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늦어도 8월 7일 이전에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솔라나 정책연구소 크리스틴 스미스는 “휴회 일정은 강력한 압박 요인”이라며 “입법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대체로 법안 통과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 장치와 시장 구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반대 목소리도 존재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해당 법안이 투자자 보호와 국가 안보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서는 여야 모두 법안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윤리 조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클래리티 법안의 운명은 ‘암호화폐 규제’가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최종 합의 여부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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