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달러 루빈 울트라, 원가 절반은 메모리

| 서지우 기자

엔비디아($NVDA)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연산 모듈 루빈 울트라(Rubin Ultra) 듀얼 GPU 버전 평균판매가격이 17만 달러(약 2억4140만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비용 추정이 나왔다. 4 GPU 버전은 35만 달러(약 4억97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에이비미디어(ABMedia)는 알레테이아 캐피털(Aletheia Capital)의 물자명세서(BoM) 보고서를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루빈 울트라 가격이 이전 세대 루빈보다 약 30%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추정의 핵심은 메모리 비용이다. 보고서는 SoCAAM이 루빈 울트라 듀얼 GPU 버전 BoM의 51% 이상을 차지한다고 제시했다. GPU 자체보다 메모리 모듈과 관련 인프라가 모듈 원가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SoCAAM은 데이터센터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 표준으로 쓰이는 기술이다. AI 서버에서는 GPU 연산 성능뿐 아니라 GPU와 CPU가 대규모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주고받는지가 전체 처리 효율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메모리 용량, 대역폭, 패키징 방식이 제품 원가와 공급 제약을 함께 움직이는 요소가 된다.

세대별 비용 구조도 달라졌다. SoCAAM 비중은 GB300 세대 20%에서 루빈 45%, 루빈 울트라 듀얼 GPU 버전 51% 이상으로 높아진 것으로 제시됐다. 반면 GPU와 CPU, CoWoS 패키징을 포함한 로직 비중은 GB300의 36%에서 루빈 울트라의 17~18%로 낮아졌다.

HBM 비중은 27%에서 20~21%로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사양은 HBM3E에서 HBM4와 HBM4E로 올라가는 흐름으로 제시됐다. 원가 비중이 낮아졌다고 해서 메모리 중요도가 줄었다기보다, SoCAAM을 포함한 메모리 서브시스템 전체가 원가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루빈 플랫폼 사양도 메모리 중심 설계를 뒷받침한다. 엔비디아는 기술 블로그에서 루빈 GPU가 최대 288GB HBM4와 최대 22TB/s 집계 대역폭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베라(Vera) CPU는 SoCAAM 기반 LPDDR5X 메모리 서브시스템을 최대 1.5TB까지 지원한다.

루빈 울트라의 실제 사양은 아직 공식 확정 단계로 보기 어렵다.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루빈 울트라 일부 구성이 192GB 또는 256GB 메모리와 HBM4 적용을 시험 중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 보도에 대해 “컴퓨트, 네트워킹, 메모리 전반을 최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비미디어 보도에는 루빈 울트라가 HBM4를 건너뛰고 HBM4E로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포함됐다. 다만 이 대목은 공식 사양 발표가 아니라 애널리스트 보충 설명에 가깝다. 제품별 최종 메모리 구성은 엔비디아 발표와 실제 출하 단계에서 확인돼야 한다.

가격 상승의 근거도 아직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다. 에이비미디어는 GB300 세대의 가격 상승에는 FP4 성능 개선 폭이 비교 근거로 제시됐지만, 듀얼 GPU 루빈 울트라의 구체적 FP4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구매자가 달러당 연산 비용 개선 폭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칩 가격만으로 제품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하이퍼스케일러가 실제로 보는 비용은 랙 단위 전력, 네트워크 대역폭, 메모리 용량, 토큰 처리 비용까지 포함한다. 엔비디아의 설명도 단일 칩보다 여러 랙을 묶은 시스템 성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사안은 한국 독자에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HBM 공급망 문제로 이어진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의 HBM 사양 조정과 메모리 공급난 전망을 전했다. 당시 JP모건은 2026~2028년 메모리 총주소시장 전망치를 4~8% 상향하고 수급 격차가 2028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앞선 분석에서는 루빈 울트라의 HBM 용량 조정이 엔비디아의 2027년 HBM 수요를 약 10%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제시됐다. 개별 GPU당 메모리 용량을 낮추면 제한된 HBM 공급량으로 더 많은 가속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번 BoM 추정은 이 같은 사양 조정 논의가 단순 성능 문제가 아니라 원가 구조와도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알레테이아 캐피털 보고서의 추정대로라면 루빈 울트라 가격은 GPU 성능만이 아니라 메모리와 패키징, 모듈 통합 비용의 함수가 된다. 엔비디아의 공식 사양 발표와 공급망 출하 자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격, 메모리 구성, 공급업체별 영향이 각각 분리돼 검증돼야 한다.

검증 출처: ABMedia, NVIDIA Technical Blog, Tom’s Hardware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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