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티넘·콴타, 양자 하드웨어 제조망 협력

| 정민석 기자

퀀티넘(Quantinuum)과 콴타컴퓨터(Quanta Computer)가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제조 기반을 넓히기 위한 개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자컴퓨터 경쟁이 성능 발표를 넘어 제조 체계와 공급망 구축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크립토브리핑은 양사가 13일 하드웨어 인프라, 시스템 엔지니어링, 제조 역량을 함께 키우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양자컴퓨팅 하드웨어를 대규모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협력은 완전히 새로 시작된 관계라기보다 기존 투자 관계의 연장선에 가깝다. 콴타컴퓨터는 2025년 8월 12일 공시에서 퀀티넘 시리즈B 우선주 186만7840주를 5000만 달러(약 709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완전희석 기준 지분율은 0.49%를 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허니웰(Honeywell)은 2025년 9월 4일 퀀티넘의 6억 달러(약 8508억원) 자금조달을 발표하면서 콴타컴퓨터가 엔벤처스(NVentures), 큐이디 인베스터스(QED Investors) 등과 함께 새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허니웰은 이 자금이 헬리오스(Helios) 상용화와 대규모 양자컴퓨팅 추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퀀티넘의 S-1 문서도 제조 협력의 배경을 보여준다. 퀀티넘은 이 문서에서 하이브리드 제조 모델로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초기 세대 시스템은 자체 검증을 거친 뒤 콴타컴퓨터 같은 파트너사를 통한 외주 생산으로 넘기는 구상이다.

하이브리드 제조 모델은 핵심 설계와 초기 검증은 자체적으로 관리하되 반복 생산과 일부 제조 공정은 외부 파트너의 역량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양자컴퓨터처럼 정밀도가 높은 장비는 연구실 수준의 시제품을 만드는 것과 안정적으로 반복 생산하는 것이 다른 과제다.

콴타컴퓨터는 노트북 제조와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주력으로 해온 대만 기업이다. 회사 공식 소개는 콴타컴퓨터를 포춘 글로벌 500 기업이자 전 세계 노트북 제조 리더로 설명한다. 양자컴퓨팅 하드웨어가 기업 인프라로 이동하려면 반복 생산, 통합 검증, 납품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조 파트너의 역할이 커진다.

퀀티넘은 현재 헬리오스 플랫폼을 앞세우고 있다. 회사 제품 페이지에는 헬리오스가 98개 완전 연결 큐비트, 50개 논리 큐비트, 99.921% 2큐비트 게이트 충실도를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접근 방식은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모두 포함한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큐비트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큐비트 연결 구조, 오류율, 게이트 충실도, 논리 큐비트 구현 능력이 함께 작동해야 실제 계산에 쓸 수 있다. 결함허용과 반복 생산 체계를 함께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퀀티넘은 제품과 공시 문서에서 결함허용, QCCD 아키텍처, 상용 배치를 반복해 강조해 왔다. QCCD는 이온을 이동시키며 연산 구역과 저장 구역을 나눠 쓰는 방식의 양자컴퓨팅 구조로, 시스템 설계와 제조 정밀도가 함께 요구된다.

국내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낯설지 않다. 본지는 앞서 오라클과 퀀티넘이 헬리오스를 OCI에 연결하는 협력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기업 고객이 양자컴퓨팅과 그래픽처리장치(GPU), 고성능컴퓨팅(HPC)을 하나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구조였다.

이번 콴타컴퓨터 협력은 그 뒤편의 제조 기반을 다루는 사안이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가 양자컴퓨팅의 배포 채널이라면, 제조·공급망은 실제 장비를 일정한 품질로 반복 공급하기 위한 전제다.

다만 이번 계약만으로 대량 생산이 곧바로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공개된 내용은 제조·엔지니어링·공급망 협력 수준이다. 계약 금액, 생산 거점,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 양자컴퓨팅 상용화의 병목은 성능 경쟁만이 아니다. 통상 하드웨어 산업에서는 부품 조달, 조립, 테스트, 유지보수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기업 고객 대상 공급이 가능하다. 양자컴퓨팅도 연구 장비에서 인프라 장비로 넘어가려면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평가다.

이번 협력의 의미는 성능 수치보다 생산 방식에 있다. 퀀티넘과 콴타컴퓨터의 관계는 2025년 지분 투자로 이미 연결됐고, 이번 개발 계약은 이를 제조 협력 단계로 넓히는 흐름으로 읽힌다.

검증에 사용한 주요 출처: SEC S-1, 허니웰 발표, 퀀티넘 헬리오스, 크립토브리핑 원문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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