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투자자의 엔비디아($NVDA) 비판은 주가 붕괴 예언보다 AI 인프라 자금조달 구조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 쟁점은 엔비디아 주가의 단기 방향이 아니라 AI 컴퓨트 수요가 실제 최종 고객 수요로 뒷받침되는지다.
버리는 7월 24일 자신의 서브스택(Substack) ‘Cassandra Unchained’에서 “오늘 여러 종목을 사고 여러 종목을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와 미래 수요의 상당 부분이 최종 고객 수요가 아니라 금융 구조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본지가 전한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에 대한 하락 베팅을 확대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버리는 7월 23일 노트에서도 엔비디아가 2025년 11월 반박 메모에서 순환금융 비중을 “이미 반영된 수익의 최소 부분”이라고 설명한 대목을 다시 꺼냈다. 그는 여기에 “Not anymore”라고 적었다. 엔비디아가 곧 무너진다는 단정이 아니라 AI 붐의 매출과 수요가 자금조달 구조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7월 27일 노트에서는 비판 수위가 더 올라갔다. 버리는 데이터센터 부채 공급이 미 국채 수요를 잠식할 수 있고, 1조 달러(약 1418조원)를 넘어선 빌드아웃 금융이 최종 고객 수요로 완전히, 또는 대부분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칩, 메모리, 전력, 보험, 채권이 서로를 지지하는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순환금융은 투자, 대출, 매출이 서로 맞물리면서 실제 최종 수요보다 수요가 커 보일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AI 인프라에서는 칩 공급사, 클라우드 사업자, 데이터센터 운영사, 금융기관이 한 프로젝트 안에서 동시에 얽히는 경우가 많다. 버리의 문제 제기는 이 구조가 매출 성장과 설비투자 확대를 동시에 키우는 방식에 맞춰져 있다.
엔비디아의 설명은 다르다. 엔비디아는 7월 1일 블로그에서 AI 클라우드와 수익공유·신용지원 모델을 공개했다. 회사는 이 구조가 AI 컴퓨트 접근성을 넓히고 반복적·사용량 연동형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칩 판매 기업을 넘어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금융기관을 묶는 ‘AI 팩토리’ 플랫폼을 밀고 있다. AI 컴퓨트가 단순 장비 판매 대상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인프라 자산이라는 논리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엔비디아를 반도체 기업으로 볼지, AI 인프라 금융 플랫폼으로 볼지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한국 기업과 연결된 발표도 논쟁의 한 축이다. 엔비디아와 SK그룹(SK Group)은 7월 24일 5000억 달러 이상(약 709조원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협력을 발표했다. 양측은 합의 공식화를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네이버(NAVER), 엔비디아, 브룩필드(Brookfield)는 7월 25일 한국 AI 팩토리를 55메가와트에서 2028년까지 200메가와트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안에서 엔비디아의 10억 달러(약 1조4180억원) 투자 계획은 통상적 종결 조건과 최소 90억 달러(약 12조7620억원)의 별도 금융 확정을 전제로 한다.
의향서와 비구속 조건서는 최종 투자 계약과 다르다. 발표된 규모가 그대로 집행된다는 뜻은 아니며, 금융 종결과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실제 집행 시점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확정된 매출보다 AI 인프라 확장 구상과 자금조달 방식의 윤곽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시장 해석은 갈렸다. 낙관론은 제3자 장기 자본이 들어오면 엔비디아의 고객 금융 부담과 순환금융 우려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 비판론은 최종 수요가 아니라 금융이 수요를 앞당기는 구조라면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취약성도 커진다고 본다.
일부 보도에서는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가 2.9% 내렸다고 전했다. 다만 이 사안의 핵심은 당일 가격 반응보다 AI 인프라 서사의 충돌이다. AI 컴퓨트를 현금흐름을 만드는 자산으로 볼 것인지, 금융으로 앞당긴 수요로 볼 것인지가 논쟁의 중심이다.
국내 독자에게도 이 논쟁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 문제로 이어진다. SK그룹은 차세대 메모리와 AI 인프라 협력의 한 축이고, 네이버는 한국 AI 팩토리 확대안의 당사자다. 본지가 앞서 전한 AI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최종 수요와 어느 정도 맞물려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버리의 현재 논지는 엔비디아 파산이나 즉시 붕괴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엔비디아를 엔론보다 시스코에 가깝게 본다고 적었다. 이번 논쟁도 사기 단정보다 회계, 감가상각, 수요 지속성, 데이터센터 금융 구조에 대한 경계로 읽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다음 확인 지점은 발표된 의향서와 비구속 조건서가 실제 금융 종결과 투자 집행으로 이어지는지다. 네이버·엔비디아·브룩필드의 한국 AI 팩토리 확대 계획은 2028년까지 200메가와트 증설을 목표로 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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