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평가축, 시총 순위보다 수익성에 무게

| 서도윤 기자

크립토 토큰을 평가하는 기준이 시가총액 순위에서 실제 사용량, 매출, 가치 포착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 가격은 여전히 유동성과 파생상품 흐름에 흔들리지만, 장기 평가에서는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더 뚜렷한 기준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코인데스크는 크립토 투자자들이 코인마켓캡 순위표보다 개별 프로젝트의 채택률과 수익 구조를 더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헌터 호슬리(Hunter Horsley) 비트와이즈(Bitwise) 최고경영자는 과거 새 레이어1 네트워크가 상위 블록체인의 할인판처럼 평가됐지만, 이제는 시장 규모와 채택, 경제적 가치 포착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는 알트코인 선호가 단순히 바뀌었다는 뜻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이 토큰을 순위표의 한 칸이 아니라 현금흐름 또는 현금흐름에 가까운 지표를 검증해야 하는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하이퍼리퀴드(HYPE)는 이런 흐름의 대표 사례로 거론됐다. 투자자들이 하이퍼리퀴드를 다른 블록체인의 작은 버전으로 보지 않고, 파생상품 거래 활동과 플랫폼 경제성을 기준으로 따져본다는 것이다. 하이퍼리퀴드는 온체인 파생상품 거래를 지원하는 탈중앙화 거래 생태계다.

비트와이즈는 2026년 상반기 리뷰에서 크립토 자산 가격이 36% 하락했지만 크립토 관련 주식은 23% 올랐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는 팬케익스왑(CAKE), 하이퍼리퀴드, 에이브(AAVE)가 최근 1년간 각각 약 9억 달러(약 1조2735억원)의 매출을 냈다고 정리했다. 가격 흐름과 사업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수익 지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토큰 가치가 어디에서 실제로 만들어지는지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거래량, 주소 수, 시가총액은 인센티브나 일시적 유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사용자가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쓰는지는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자료가 된다.

윈터뮤트는 2026년 상반기 자사 장외거래(OTC) 현물 흐름의 72%를 기관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관 거래는 더 좁은 토큰군에 집중됐고, 노출 방식도 현물에서 옵션과 레버리지 상품으로 넓어졌다.

재스퍼 드 메어(Jasper De Maere) 윈터뮤트 OTC 트레이더는 코인데스크에 “펀더멘털은 바닥과 후보군을 정하고, 흐름은 가격을 정한다”고 말했다. 수익과 사용량이 살아남을 토큰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는 있지만, 당일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뜻이다.

아비트럼(ARB) 쪽 자료도 같은 논의와 맞닿아 있다. 아비트럼 재단은 로빈후드($HOOD) 체인 메인넷이 7월 1일 가동됐고, 해당 체인이 순수익의 10%를 아비트럼 생태계로 돌려보내는 구조라고 밝혔다. 아비트럼 네트워크의 누적 거래는 27억건을 넘었고, 2026년 상반기에만 4억7400만건이 추가됐다.

로빈후드 체인은 미국 핀테크 기업 로빈후드가 연계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본지는 앞서 로빈후드 체인이 자체 토큰 없이 운영되는 구조와 토큰화 주식 확장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COIN) 인스티튜셔널은 3월 31일 시장 분석에서 크립토의 실질 가치가 지갑, 결제 레일, 정산 레이어 같은 인프라에 더 많이 쌓일 수 있다고 봤다. 가치 포착이 전체 스택에 고르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이는 단순히 토큰이 많이 알려졌는지보다 어느 층에서 반복 사용과 수익이 발생하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업계 반응은 대체로 순위보다 수익을 보자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비트와이즈는 수익을 내는 토큰을 별도 범주로 다뤘고, 윈터뮤트는 기관 자금이 소수 토큰군으로 집중된다고 봤다. 아비트럼 재단은 로빈후드 체인의 수익 환류 구조와 거래 규모를 앞세워 생태계의 경제성을 강조했다.

다만 수익, 바이백, 디플레이션 구조가 곧 가격 방어력을 뜻하지는 않는다. 단기 체결 가격은 여전히 선물 포지션, 레버리지, 청산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본지도 앞서 거래량만으로 암호화폐 가격의 방향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시사점은 분명하다. 시가총액 순위는 토큰의 크기를 보여주지만, 사용자가 비용을 내고 쓰는지, 매출이 생기는지, 그 가치가 토큰 보유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논의는 가격 방향을 설명하는 공식이 아니라 알트코인을 평가하는 질문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검증에 사용한 주요 원자료: 코인데스크, 비트와이즈, 윈터뮤트, 아비트럼 재단,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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