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달러 전망, 번스타인 2029년 시나리오 제시

| 이도현 기자

비트코인(BTC)이 2027년 중반 15만달러(약 2억745만원), 2029년 말 30만달러(약 4억1490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기 시나리오가 월가에서 다시 제시됐다. 기관 자금과 현물 ETF 수요가 이어질 경우 가격 상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우탐 추가니(Gautam Chhugani)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는 26일 보고서에서 이 같은 기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기관 자본 유입이 더 강해질 경우 2027년 중반 약 20만달러(약 2억7660만원), 2029년 50만달러(약 6억9150만원)에 도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번스타인의 논리는 세 갈래다. △현물 ETF와 기관 수요 △디지털자산 규제 환경 △재정 팽창과 달러 가치 희석 우려가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회사는 40년간 이어진 금리 하락 국면이 끝나가고, 주권부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 당국이 긴축보다 통화 가치 희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공급 구조도 장기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번스타인은 가격 하락에 덜 민감한 보유자가 BTC의 약 60%를 쥐고 있고,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온램프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BTC를 과거의 급등락 사이클 자산보다 장기 보유 자산에 가깝게 보는 해석이다.

현물 ETF는 투자자가 BTC를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증권 계좌를 통해 가격 흐름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전통 금융권 자금이 들어오는 통로로 쓰이는 만큼 순유입과 순유출은 기관 수요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읽힌다.

번스타인소시에테제네랄(Bernstein SocGen) 그룹은 같은 날 스트레티지($MSTR) 목표가를 450달러(약 62만원)에서 350달러(약 48만원)로 낮추면서도 BTC 전망은 2029년 30만달러, 2027년 중반 15만달러로 유지했다. 목표가 하향은 스트레티지 모델 조정과 연결됐지만 BTC 장기 시나리오는 바꾸지 않았다.

단기 흐름은 이 논리를 일부 뒷받침했다. 더블록(The Block)은 BTC가 8만달러(약 1억1064만원) 부근으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미국 현물 BTC ETF 자금 흐름이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번스타인은 5~6월 약 70억달러(약 9조6810억원) 순유출이 최근 16억달러(약 2조2128억원) 순유입으로 바뀌었다고 봤다.

이 흐름은 비트코인 ETP 자금 쏠림을 다룬 본지 보도와도 이어진다. 다만 자금 유입 재개가 곧바로 목표가 달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ETF 자금은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지만, 장기 가격 경로는 유동성, 규제, 거시 환경에 함께 좌우된다.

반론도 분명하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7월 10일 분석에서 2017년, 2021년, 2025년으로 갈수록 BTC 고점 간 상승 배율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BTC 시장 규모가 커지고 유동성이 깊어질수록 같은 폭의 상승에는 더 큰 자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사이클 감쇠론은 과거 반감기 이후 반복됐던 급등 구조가 점차 약해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BTC가 초기 시장일 때는 작은 자금 유입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였지만, 시가총액이 커질수록 상승률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번스타인의 장기 낙관론은 2024년부터 이어졌다. 당시에는 2025년 20만달러(약 2억7660만원), 2029년 50만달러, 2033년 100만달러(약 13억8300만원)가 제시됐다. 이후 회사는 시점별 목표를 조정해 왔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쟁점은 단순한 가격 숫자보다 ETF와 기관 자금의 지속성이다. 미국 현물 BTC ETF는 글로벌 가격 형성에 영향을 주는 주요 수급 통로로 자리 잡았다. 원화 시장의 단기 거래량과 별개로 해외 ETF 자금 흐름이 국내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레티지와 같은 BTC 보유 기업도 이 논의의 이해관계자다. BTC 가격 전망은 해당 기업의 보유 자산 가치와 주가 평가 모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에 번스타인이 스트레티지 목표가를 낮춘 것은 BTC 장기 전망과 개별 기업 가치 평가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전망은 확정치가 아니라 기관 자금과 거시 환경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번스타인은 ETF와 기관 수요가 BTC의 장기 보유 자산 성격을 강화한다고 봤고, 코인데스크는 사이클 감쇠가 가격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비트코인 장기 목표가를 둘러싼 쟁점은 가격 숫자보다 근거의 지속성에 있다. ETF 순유입이 유지되는지, 기관 수요가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지, 사이클 감쇠 흐름이 계속되는지가 판단의 핵심으로 남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