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Entropy)가 앤트로픽(Anthropic) 기업가치에 연동되는 상장 전 무기한선물 ANTH를 하이퍼리퀴드(HYPE)에 출시했다. 실제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는 구조가 아니라 추정 기업가치 변동을 계약 가격으로 거래하는 온체인 파생상품이다.
엔트로피는 8월 25일 1400만 달러(약 194억원) 규모 자금 조달을 마쳤고, 리빗캐피털(Ribbit Capital)이 투자를 주도했다. 이와 함께 약 4000만 달러(약 553억원) 상당의 HYPE를 스테이킹 담보로 확보했으며, 첫 상품으로 앤트로픽 상장 전 무기한선물 ANTH를 하이퍼리퀴드에 올렸다고 PANews는 전했다.
ANTH는 앤트로픽 주식 자체가 아니다. 계약 보유자에게 의결권이나 배당권 같은 주주 권리를 주지 않고, 앤트로픽의 추정 기업가치에 맞춘 가격 노출만 제공한다.
PANews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ANTH 거래가격이 2005달러(약 277만원) 수준이며, 이는 앤트로픽 기업가치 2조50억 달러(약 2773조원)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엔트로피의 산식은 계약 가격 1달러를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3830억원)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가격 산정 구조는 이번 상품의 핵심이다. 비상장 기업은 공개시장에서 실시간 현물 가격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엔트로피는 외부 사모시장 기준가격과 자체 주문장 중간가격을 결합하는 유동성 가중 오라클을 쓴다.
주문장 깊이가 충분하면 내부 가격 비중을 높이고, 유동성이 얕으면 외부 기준가격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내부 주문장이 충분하더라도 외부 데이터 비중은 최소 5%로 남겨 기준가격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한다.
레드스톤(RedStone)은 8월 24일 자사 블로그에서 엔트로피 시장의 데이터 계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레드스톤은 하이퍼리퀴드 HIP-3 시장을 위한 오라클을 제공하며, 엔트로피 가격 업데이트는 6명 중 4명의 서명이 필요한 멀티시그 구조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HIP-3는 외부 배포자가 하이퍼리퀴드 위에 무기한선물 시장을 직접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배포자는 시장 정의, 오라클 설정, 계약 사양, 레버리지 한도와 정산 조건을 맡고, 거래 체결과 증거금 처리는 하이퍼리퀴드 인프라를 쓴다.
수수료와 자금비율도 일반 암호화폐 무기한선물과 다르게 설계됐다. 엔트로피는 주식·지수 무기한선물의 자금비율 승수를 정규장에는 하이퍼리퀴드 표준의 0.5배, 휴장 시간에는 0.125배로 낮춘다.
상장 전 무기한선물은 사모시장 데이터가 촘촘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금비율 승수를 0.00125로 고정했다. 초기 상품에는 기본 수수료를 90% 낮추는 성장 모드도 적용됐다.
이번 출시는 비상장 기업 가치에 연동된 상품이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으로 들어온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기존 비상장 주식 거래는 접근 자격과 유동성 제약이 크지만, 온체인 무기한선물은 실제 지분 이전 없이 가격 기대를 24시간 거래 가능한 계약으로 바꾼다.
다만 같은 영역의 선행 사례는 운영 리스크를 드러냈다. 벤추얼스(Ventuals)는 6월 15일 운영 종료를 발표하면서 50만 개 이상의 HYPE 스테이킹과 6억5000만 달러(약 8990억원) 이상의 누적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모든 HIP-3 시장을 정산하고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괴리도 남은 쟁점이다. ANTH 가격은 앤트로픽의 실제 지분 가격이나 회사가 인정한 공식 기업가치가 아니며, 비상장 기업의 사모시장 거래 조건과 향후 기업공개 일정에 따라 기준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규제 측면에서도 주식형 무기한계약의 분류는 아직 논쟁적이다. 앞서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는 SEC와 CFTC에 무기한계약의 통일 규제 체계를 요구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쟁점은 단순한 해외 신상품 출시가 아니다. 실제 주식 취득이 아닌 합성 파생상품이라는 점, 기준가격 산정이 외부 사모시장 데이터와 온체인 유동성에 함께 의존한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ANTH의 거래 가격은 앞으로 앤트로픽의 실제 지분 거래 조건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엔트로피 상품은 지분 소유가 아니라 가격 노출을 제공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기업가치와 온체인 계약 가격의 차이가 이 시장의 핵심 검증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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