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결제약정 3분의 2 이상, 바이낸스·하이퍼리퀴드 집중

| 이준한 기자

토큰화 주식 무기한선물의 미결제약정 3분의 2 이상이 바이낸스와 하이퍼리퀴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유동성 부족과 법적 소유권 불확실성이 시장 확장의 핵심 위험으로 지적됐다.

코인게코(CoinGecko)는 9일 공개한 ‘토큰화 주식: 스페이스X, 기업공개 전 가격 발견과 무기한선물 열풍에서 얻은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 토큰화 주식 무기한선물의 미결제약정이 두 거래소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주식 무기한선물 전체 거래량은 기초자산인 전통 주식시장 거래량의 1%에도 못 미친다. 시장 규모 자체는 아직 작지만, 주요 거래가 일부 플랫폼에 몰리면서 2선 거래소의 호가창은 상대적으로 얇아진 구조다.

◇ 유동성 집중이 만든 가격 괴리

이런 구조에서는 거래소 간 차익거래가 가격 차이를 충분히 줄이지 못할 수 있다. 평소에는 제한적이던 가격 괴리가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이어지고, 거래소마다 유동성이 나뉘면서 어느 가격이 기초자산을 가장 잘 반영하는지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

비거래 시간대에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서울 증시 개장 전 거래가 뜸한 시간대에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가격이 1분 안에 20% 급락한 사례를 제시했다.

주문이 부족한 상황에서 포지션 강제청산이 발생하면 가격 변동이 더 커질 수 있다. 얇은 호가창과 자동 청산이 맞물리면 거래량 증가만으로 가격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현물 토큰화 주식은 실제 주식을 보관한 뒤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와 주가를 블록체인상에서 추적하는 계약형 상품이 함께 존재한다. 같은 토큰화 주식이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보유자가 갖는 권리와 보관 방식은 상품별로 달라질 수 있다.

◇ 법적 소유권도 상품별로 달라

코인게코는 일부 현물 상품이 실제 주식에 대한 법적 소유권 기록이 아니라 주가를 블록체인상에서 추적하는 구조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토큰 보유자가 주주로서 어떤 권리를 갖는지, 발행사나 수탁기관이 그 권리를 어떻게 보장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보고서는 앤스로픽과 오픈AI 관련 기업공개 전 가격 연계 상품을 사례로 들었다. 승인되지 않은 토큰 이전이 부인된 뒤 관련 상품 가격이 크게 하락한 사례로, 토큰 보유 권리와 이전 가능성이 가격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같은 토큰화 주식이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투자자가 갖는 권리는 상품별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런 구조적 차이 때문이다. 주주권과 보관 방식, 파산 위험, 청산 구조를 상품별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인게코는 기관 자금 유입을 위해 규제된 수탁체계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명의개서 대행기관, 집행 가능한 소유권 구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토큰화 주식은 24시간 거래와 다양한 종목 접근성을 내세우지만, 거래소별 유동성 편차와 법적 권리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남아 있다. 특히 무기한선물과 현물 토큰화 상품을 같은 상품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점이 시장 참여자들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결국 시장 확장의 관건은 거래량 증가뿐 아니라 유동성 분산과 권리 구조의 명확성에 달려 있다. 규제된 수탁과 집행 가능한 소유권 체계가 실제로 마련되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기록이 투자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