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를 둘러싼 유가와 금리 부담이 단기 조정 요인으로 떠올랐지만 강세장 자체가 끝났다는 신호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관건은 원유 가격보다 휘발유·경유 등 실제 소비되는 석유제품 가격이라는 분석이다.
9월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 겸 미국 주식 전략가는 "우리는 강세장에 있다"며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포트폴리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윌슨 전략가는 올해 증시가 각종 위험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이 이 모든 위험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가 보기에는 덜 분명한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다"며 S&P500이 지수 차원에서는 크게 조정받지 않았지만 주가수익비율 측면에서는 이미 조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단기 위험으로는 유가와 금리를 꼽았다. 윌슨 전략가는 원유 가격 자체보다 휘발유, 경유, 난방유 같은 석유제품 가격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원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휘발유와 경유, 난방유를 소비한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의 정제마진이 매우 높은 수준이며 수요 감소가 나타나지 않으면 제품 가격 하락보다 원유 가격 상승을 통해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위험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30~40일 동안 시장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120~140달러까지 오르면 유동성을 흡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단기 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전략에서는 에너지주를 유가 상승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윌슨 전략가는 전체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잉여현금흐름이 좋고 재무 건전성이 높은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야 한다며, 금리와 유가 상승에 취약한 저품질 종목보다 우량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상대적 우위를 강조했다. 윌슨 전략가는 미국이 에너지 생산국으로서 유럽이나 일본보다 충격에 덜 취약하고 정책 수단도 더 많이 갖고 있다며 "S&P500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질 높은 주식시장"이라고 말했다. 장기채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부진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고, 금과 암호화폐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때 유효한 헤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상승세가 대형 기술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는 배경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과 AI 도입을 함께 들었다. 윌슨 전략가는 1년 전 경기침체가 마무리됐다는 판단이 상승 확산 전망의 핵심이었다며, 침체 이후에는 작은 매출 성장만으로도 영업 레버리지가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관련해서는 기반 제공 기업에서 실제 도입 기업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일부가 기술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으며, 소비재·헬스케어·금융 등 경제 전반에서 AI 경쟁의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2027년이 더 큰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윌슨 전략가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연방준비제도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기업과 정부의 대규모 발행 물량 흡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다만 현시점에서 과도한 긴축을 걱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신규 발행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수요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윌슨 전략가는 채권과 주식 발행이 흡수되고 있으며 월가도 발행 물량을 소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저품질 발행사의 여건은 다소 악화되고 있어 "거래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강세장의 종료로 보지 않았다. 윌슨 전략가는 경제가 여전히 양호하고 시장도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유가와 발행 물량, 유동성 여건을 점검하면서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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