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플랫폼이 거래가 없는 날에도 이용자가 열어보는 '일상 금융 앱'을 노리고 있다. 송금·대출·수익 상품을 한 앱에 묶는 '슈퍼앱(super app)' 전략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용자를 거래와 거래 사이에도 붙잡아 둘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마틴 매서(Martin Masser) ChangeNOW 전략 파트너십 디렉터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TOKEN2049 인터뷰에서 "나는 은행 앱을 수시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결제할 일이 없어도 잔고를 보려고 앱을 연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플랫폼도 이용자의 일상에서 같은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는 취지였다고 BeInCrypto는 전했다.
◇ 거래 말고 무엇으로 되돌아오게 할까
매서는 토큰 교환만으로는 앱 이용 빈도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하루에도 여러 번 거래하는 트레이더가 있는가 하면, 며칠이나 일주일에 한 번 거래하는 이용자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수익을 확인하거나 과거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행동이 앱을 여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카이코(Kaiko)는 2026년 보고서에서 거래소가 거래 잔고를 수익 상품과 지출 서비스에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활동을 한곳에 모을수록 플랫폼이 이용자와 자금을 붙잡아 둘 기회가 늘어난다는 논리다. 다만 ChangeNOW가 이 전략으로 이용자를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는 인터뷰에 나오지 않았다.
◇ 이용자마다 다른 사용법
매서는 이용자마다 앱을 쓰는 방식이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앱을 아주 다른 방식으로 쓴다"고 말했다. 과거 은행 상품을 개발한 경험을 언급하며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ChangeNOW Pro의 기능 가운데 자금세탁 위험을 점검하는 지갑 검사도 소개했다. 하나의 기능에 기대기보다 여러 기능이 서로 다른 이용자의 필요를 나눠 맡는 구조를 염두에 둔 설명이다.
◇ 송금 한 건에 앱 여러 개
이용자가 슈퍼앱을 찾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한 블록체인에서 받은 테더(USDT)를 다른 블록체인에서 써야 하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매서는 고객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가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플랫폼에서 가상자산을 사고 다른 곳에서 스왑했던 자신의 경험도 소개하며 "한곳에 모여 있으면 훨씬 쉽다"고 말했다. 여러 단계를 하나로 묶으면 이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 기능이 늘면 앱은 복잡해진다
기능 확장에는 한계도 있다. 인터뷰 진행자가 기능을 더하면서도 인터페이스가 어지러워지지 않게 할 방법을 묻자, 매서는 "제품에 맞지 않는 것을 추가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앱으로 맥도날드 주문을 넣는 기능을 예로 들며, 서비스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 청중이 많다고 이용자가 생기지는 않는다
매서는 톤(TON) 재단에서 일할 때 기대가 무너지는 것을 봤다고 회고했다. 큰 청중에 접근하면 제품이 자연스럽게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는 텔레그램 안에서 앱을 출시한 팀들이 거대한 도달 범위만 믿었다가 "이용자가 없다"며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의 대답은 "마케팅은 해봤느냐"였다.
성공한 팀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고민하고 그들에게 닿으려 노력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금은 개발자에게 제품을 왜 만드는지,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부터 묻는다고 한다.
◇ 제휴는 발표용이 아니어야 한다
매서는 제휴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자료에 이름을 올리려고 제휴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파트너의 고객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제품이 시장을 찾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ChangeNOW의 API는 개발자가 자신의 앱에 스왑 같은 기능을 연결하도록 돕는다. 매서는 이 방식이 팀이 기능을 직접 만들고 새 블록체인 지원을 유지하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스왑만 붙이고 나중에 결제 서비스를 더하는 단계적 확장도 가능하다고 봤다.
◇ 보유와 교환을 넘어서는 서비스
매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일상 금융에서 이미 더 자주 쓰는 시장이 있다는 점을 들어, 보유와 교환을 넘어서는 서비스를 만들 근거로 삼았다. 5년 뒤 성공을 어떻게 판단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가상자산 슈퍼앱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일상에서 쓰고 있다면"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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