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년 주기론에 반론…"다음 상승은 수급이 결정"

| 김서린 기자

비트코인의 다음 상승을 좌우할 요인은 반감기에 따른 4년 주기나 특정 거시경제 사건보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의 비트코인 축적과 국가 차원의 도입 움직임이 한정된 공급을 두고 경쟁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0월 20일(현지시간) Bitcoin Magazine 인터뷰에서 샘슨 모우 JAN3 최고경영자(CEO)는 "나는 4년 주기론을 믿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이 과거와 같은 가격 경로를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몇 차례 반감기를 거치며 나타난 반복적 흐름은 선거·경기 주기와 맞물린 우연에 가깝다는 평가다.

모우는 비트코인이 극도의 희소성을 지닌 별개의 자산이라는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직전 반감기 전에 이미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도 기존 주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과거 주기를 그대로 적용하면 가격이 4만 달러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약세론에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이 6만 달러대에서 8만9000달러까지 오른 움직임에도 뚜렷한 촉매가 있었다고 보지 않았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고,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던 매도자들의 매도 여력이 소진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이어 "시장을 움직일 특정한 계기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시간의 경과와 비트코인을 더 보유하려는 수요가 다음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비트코인 매입은 가격 상승과 추가 매입이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우는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과 이들이 발행하는 우선주 상당수가 이런 구조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고 봤다. 특히 스트래티지를 비롯한 여러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 현재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AI 기업과의 투자자금 경쟁이 비트코인의 향방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비트코인을 계속 매입하는 기업들이 최종 매수자 역할을 하고,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전략을 검토하는 수요도 있다는 설명이다. 자본과 자산의 가치를 보전하려는 AI 기업들 역시 결국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비트코인 연계 채권을 발행할 적기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모우는 "비트코인 채권이나 비트코인 보유 기업을 출범시키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비트코인 가격이 낮을 때"라고 말했다. 낮은 매입 원가를 확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국가들이 10만 달러 미만보다 15만~20만 달러의 높은 가격대에서 참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의 도입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는 정치적 부담과 대중의 인식을 꼽았다. JAN3가 엘살바도르의 사례 이후 중남미 여러 국가와 회의를 진행했지만, 정치인은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모우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변동성이 큰 기술주처럼 바라보고 기술과 기본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정책 추진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생활에서의 도입은 투자에 대한 확신보다 필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모우에 따르면 비트코인 지갑인 아쿠아의 중남미 이용자 상당수는 테더의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거나 서로 다른 네트워크의 USDT와 비트코인을 교환하기 위해 지갑을 이용한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며 이용자가 QR코드 거래와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저축과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함께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법정화폐로 갚아야 할 부채가 남아 있는 개인과 상인에게는 단기·중기 가격 변동성을 관리할 수단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모우는 AI 에이전트가 거래를 수행하는 경제에서도 비트코인으로 저축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지출하는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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