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핀테크 기업 XTransfer의 덩궈뱌오(Bill Deng) CEO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중소기업의 국경 간 결제를 더 빠르고 투명하게, 낮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결제에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결제액의 0.02% 수준으로 추정돼, 기대와 실제 이용 규모 사이에 간극이 있다.
덩 CEO는 지난 2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경제 포럼을 계기로 포춘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 간 거래가 여전히 견적 송장과 이메일에 의존하지만 돈을 움직이는 기반 시설은 24시간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회사 경영진의 견해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를 얼마나 개선하는지 보여주는 XTransfer의 실증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이용 규모는 기대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맥킨지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르테미스 애널리틱스(Artemis Analytics)는 2025년 12월 결제 활동을 연율화해 추정한 스테이블코인 결제액이 연간 약 3900억달러(약 517조원), 전 세계 결제액의 약 0.02%라고 밝혔다. 전체 온체인 거래량이 아니라 결제에 해당하는 활동만 추린 추정값이다.
거래 규모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기업 결제에서 이미 널리 쓰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국제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라는 세계무역기구(WTO) 분석은 산정 범위가 달라 이번 0.02%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덩 CEO가 내세운 또 다른 근거는 자금세탁 방지다. 그는 중소기업이 정식 금융망에서 배제되면 하왈라 같은 비공식 송금망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왈라는 중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국가 간 자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자금이 범죄 수익과 섞일 위험 때문에 은행이 관련 계좌를 동결하고, 기업이 다시 은행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송신자·수신자·결제 목적 정보가 기록되는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의심 거래 추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 증거가 있으면 발행사가 토큰을 동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는 덩 CEO의 설명일 뿐, 모든 스테이블코인과 발행사가 같은 방식으로 동결 기능을 제공한다는 뜻은 아니다.
XTransfer는 2026년 1월 8일 기업 고객이 80만 곳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해외 기업이 47%를 차지하고, 월간 결제 처리액은 120억달러(약 15조9000억원)를 웃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회사 전체의 사업 지표로, 스테이블코인 결제액이나 스테이블코인 이용 고객 수를 뜻하지 않는다.
중국과의 연결점은 분명하지만 규제 맥락은 나눠 봐야 한다. XTransfer는 중국 기반 기업이고, 덩 CEO는 중국의 수출과 해외 공급망 변화를 언급했다. 홍콩은 2025년 8월 1일부터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인가 제도를 시행했지만, 이를 중국 본토에 허용된 제도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2026년 2월 낸 통지는 본토에서 가상자산 관련 사업 활동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결제 업계에서는 기존 결제망과 온체인 결제를 잇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온체인 결제 기업 BVNK 인수를 추진했다. 다만 덩 CEO의 발언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덩 CEO의 기대와 맥킨지·아르테미스의 추정치는 기준과 범위가 다르다. 앞쪽은 중소기업 송금이라는 특정 영역의 가능성이고, 뒤쪽은 전 세계 결제액 대비 연율화 추정치다. 기업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얼마나 퍼졌는지는 △실제 결제액 △지원 토큰과 국가 △환전·상환 방식 △자금 동결 책임 소재가 공개돼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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