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디지털자산은행 시그넘(Sygnum)과 비트코인 대출 플랫폼 데비피(Debifi)가 고객·은행·독립 기관이 담보 이동을 함께 통제하는 대출 상품 MultiSYG를 출시했다. 비트코인(BTC)을 담보로 맡기고, 여러 개인키의 서명이 있어야 담보를 옮길 수 있는 멀티시그 지갑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시그넘은 2026년 10월 23일 데비피와 상품 출시를 발표했다. 담보는 고객별 전용 지갑에 보관되며, 지갑을 움직이는 키는 고객과 시그넘, 독립 기관 키 보유자들이 나눠 갖는다. 대출은 시그넘이 제공한다.
멀티시그는 정해진 수의 개인키 서명이 모여야 자산을 옮길 수 있는 구조다. MultiSYG 지갑의 서명 조건은 비트코인 스크립트에 기록돼 있으며, 필요한 서명이 없으면 네트워크가 거래를 거부한다. 고객은 담보가 지갑에 남아 있는지도 블록체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키를 여러 주체가 나눠 보유하면 단일 키의 탈취나 분실만으로 담보가 이동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시그넘은 키를 잃어버린 경우 다른 키 보유자들이 접근 복구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멀티시그는 담보 이동을 통제하는 장치로, 대출 상환 의무나 담보 청산 조건을 없애지는 않는다.
이번 상품은 양사가 2025년 공개한 개발 계획의 후속이다. 당시 계획은 다섯 개 키 가운데 세 개의 서명이 필요한 3-of-5 구조로, 차입자가 키 하나를 보유하고 나머지는 은행과 독립 기관 보유자들에게 분산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출시 발표는 키를 여러 주체에 나눠 보유한다고 밝혔지만, 키 보유자별 세부 구성과 담보 청산 절차는 공개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담보 대출에 멀티시그를 쓰는 사례는 이미 있다. 미국 대출업체 언체인드는 차입자와 회사, 키 에이전트가 키를 나눠 갖는 2-of-3 구조를 안내하고 있다. 파이어피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3-of-3 멀티시그 담보를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MultiSYG는 이 담보 관리 방식을 은행 대출 서비스와 결합했다.
시그넘은 고객 자산이 스위스 은행법에 따라 은행 대차대조표와 분리돼 은행 파산으로부터 격리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객 담보와 은행 자체 자산의 법적 구분에 관한 회사 측 설명이다. 개별 차입자의 권리와 담보 회수 절차는 적용 계약에 따라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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