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을 계기로 암호화폐 업계 전반이 시스템 보안과 인력 교육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도화된 국가 배후 공격에 대응하려면 거래소 간 정보 공유와 탈취 자금 동결 공조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1월 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인터뷰에서 아리 레드보드 TRM 랩스 글로벌 정책 총괄은 바이낸스 해킹을 북한 배후 공격으로 지목하며 피해 규모와 대응 과제를 설명했다. 그는 "바이낸스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드보드는 이번 탈취 규모를 약 60억 달러로 언급하며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해킹을 넘어 인류 역사상 최대 은행 강도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전체 경제 규모가 2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 하룻밤 사이 탈취한 금액이 전례 없이 크다는 설명이다.
바이낸스의 이용자 손실 보전 능력은 다른 사업자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바이낸스가 대규모 손실을 보전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 기업이라며, 다른 업체였다면 이용자들이 같은 수준으로 손실을 보전받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안 통제를 갖춘 정교한 기업도 고도화된 공격자에게 뚫릴 수 있다며 방어 강화와 공격 주체에 대한 대응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취 자금 회수 과정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대응을 주요 사례로 들었다. 레드보드는 테더와 서클이 토큰 동결 등에 활용되는 기능을 통해 공격 초기 탈취 자산의 약 40%를 되찾는 데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발행사의 대응 수단이 실제 사고에서 작동한 사례라는 평가다.
TRM 랩스의 민관 정보 공유망인 비컨 네트워크도 자금 동결 공조에 활용됐다고 전했다. 레드보드는 최근 약 36시간 동안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거의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와 긴밀히 협력했으며, 거래소들이 경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6~72시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경보를 접했다며, 거래소들이 탈취 자금을 동결하고 전례 없는 수준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침입 경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레드보드는 바이낸스의 보안이 어떻게 침해됐는지는 해당 기업의 설명을 따르겠다면서도, 북한이 사람을 속여 접근 권한을 확보하는 사회공학적 공격에 매우 능숙해졌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으로 사람이 공격에 노출되고 이를 통해 시스템 접근이 허용되는 만큼 보안 교육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응 범위는 대형 거래소를 넘어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드보드는 "사이버보안 강화는 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업계 공통의 보안 기준이나 최소한의 모범 관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와 대형 거래소 모두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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