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별 주식 무기한 선물 거래가 CFTC 등록 거래소에서 처음 가능해진 3일, 예측시장 사업자 칼시(Kalshi)도 해당 상품 거래를 시작했다. 가상자산 업계와 연결돼 인식되는 상품이지만, 칼시의 주문·청산 구조에는 블록체인이 쓰이지 않는다.
CFTC는 이날 개별 주식 무기한 선물이 등록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상은 CFTC 지정 계약시장으로 등록하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선물 거래를 위한 등록을 마친 전국 증권거래소다. 국내에서도 개별 주식 무기한 선물 거래의 제도적 기반을 다룬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무기한 선물은 정해진 만기일이 없는 선물 계약이다. 거래자는 기초자산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 거래 방식과 블록체인 연결은 별개
포필러스의 100y 리서처는 칼시의 주문이 자체 매칭 엔진에서 처리되고 거래 청산은 등록 청산소인 칼시 클리어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칼시 상품 안내도 무기한 선물의 청산 주체를 칼시 클리어로 명시한다.
100y는 4일 발표한 글에서 성장한 여러 서비스가 “블록체인을 금융 레일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이용자가 접하는 상품과 주문·청산을 처리하는 기술을 구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칼시에 블록체인 접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칼시는 스테이블코인 입출금을 지원하고, 예측시장 포지션을 토큰화해 솔라나 기반 서비스인 DFlow와 Jupiter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내용은 칼시의 토큰화 서비스 발표에 담겼다.
자금을 입출금하거나 토큰화한 포지션에 접근하는 경로에 블록체인을 쓰는 것과 주문을 연결하고 거래를 청산하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다. 100y는 이 구분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이 서비스의 핵심 운영 기술인지, 자산 이동을 돕는 기반 시설인지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리마켓도 같은 예측시장 안에서 운영 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폴리마켓은 미국 서비스를 CFTC 규제 거래소로, 국제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 프로토콜로 구분한다. 폴리마켓의 서비스 안내에도 두 서비스의 차이가 명시돼 있다.
100y는 폴리마켓의 초기 해외 서비스가 폴리곤 네트워크와 UMA 오라클을 시장 결과 판정과 거래 정산에 활용한 점이 예측시장과 블록체인을 강하게 연결하는 인식을 만들었다고 봤다. 그러나 규제 아래 운영되는 미국 서비스는 칼시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과 기술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기한 선물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시작돼 가상자산 업계와 깊은 연관을 맺어왔다.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시장은 만기가 없는 계약이 자리 잡기 좋은 환경이었고, 하이퍼리퀴드와 Lighter 같은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도 생겨났다. 다만 상품의 역사적 배경이 블록체인을 필수 기술로 만들지는 않는다.
◇ 블록체인 산업의 가치가 모이는 곳
100y는 2026년 블록체인 부문을 투기 중심 분야와 전통 금융 연결 분야라는 두 축으로 나눠 살폈다. 예측시장·무기한 선물·밈코인은 전자에, 스테이블코인·실물자산 토큰화(RWA)·온체인 금고는 후자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꼽은 두 축의 공통점은 블록체인을 주로 금융 기반 시설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예측시장과 무기한 선물에서는 입출금과 자산 거래를 지원하고, 스테이블코인과 RWA에서는 전통 금융의 결제 기반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100y는 기술이 처음 등장한 곳에 사업 가치가 반드시 쌓이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용자와 직접 관계를 맺는 유통 플랫폼이 고객 접점을 장악하면, 사업에서 생긴 가치가 블록체인 생태계나 기반 기술보다 플랫폼에 더 많이 모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금융 기반 시설의 효용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허가 없이 다양한 자산을 언제든 거래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금융 기반은 기존 체계보다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블록체인이 사업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드는 보조 수단에 그친다면 업계가 금융 기반 시설 제공자로 머물 수 있다고 100y는 지적했다. 블록체인이 서비스의 핵심 논리를 이루는 고유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과거에도 블록체인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상당수가 사라졌다고 썼다. 앞으로 새로운 앱 분야가 등장할지, 정치·사회 변화가 기존 서비스의 가치를 다시 부각할지는 알 수 없지만 블록체인 고유의 쓰임새를 찾는 탐색은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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