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자산운용 "에너지 가격 하락, 채권에 호재…유럽 국채 주목"

| 강이안 기자

에너지 가격 하락이 물가 부담을 낮추면서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에너지 가격에 더 민감한 유럽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JP모건자산운용의 채권 투자 전문가 이언 스틸리는 유가 하락이 채권 금리를 끌어내린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 보유와 듀레이션 투자에 상당한 가치가 있다"며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이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듀레이션은 채권 가격이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낸다.

스틸리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재정 여건의 추가 악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과 AI 부문의 둔화 가능성도 꼽았다. AI 부문이 둔화하면 성장세와 채권 발행이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두 변화 모두 채권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금리 하락을 주도한 것은 유가 급락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정세는 이러한 판단의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스틸리는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에 비해 에너지 가격이 높았다는 평가가 있었으며, 그 배경에는 중간선거 이후 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재격화 조짐이 뚜렷하지 않지만, 향후 상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역내 미군 주둔 비용과 봉쇄에 따른 이란 경제의 부담을 고려하면 협상 복귀가 가장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보인다는 판단이다.

올해 물가 압력은 주로 에너지 가격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중심으로 한 공급 측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스틸리는 분석했다. 중앙은행들이 우려할 만큼 근원물가로의 전이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채권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대되는 생산성 향상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채권 투자 전망은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에 크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채의 상대적 매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높은 에너지 의존도와 통화정책 여건을 들었다. 스틸리는 최근 채권 강세 과정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채가 특히 크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미국보다 에너지 가격과의 연관성이 높고, 유럽중앙은행이 연방준비제도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린 데다 경제 활동도 상대적으로 약해 에너지 가격 하락의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포트폴리오에서는 독일 국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스틸리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경제 여건이 유럽중앙은행의 기본 전망에 가까워진다면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두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시장이 추가 두 차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억제되는 한 이를 넘어서는 긴축은 "무리한 전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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