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의 최종 통과를 기다리기보다 블록체인 인프라 도입에 나서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을 뒷받침하려면 은행의 기존 회계 시스템과 암호화폐 지갑을 연결하는 작업이 향후 약 5년간 업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월 8일(현지시간) 더 울프 오브 올 스트리트 인터뷰에서 네이선 매콜리 앵커리지 디지털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금융기관들이 규제의 방향성을 신뢰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들은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매콜리는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담은 지니어스법의 통과와 암호화폐 시장구조를 다루는 클래리티법의 입법 진전이 금융기관에 확신을 줬다고 평가했다. 증권 예탁·청산 인프라의 토큰화 추진과 공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대형 ETF의 존재도 근거로 들었다. 가장 보수적인 잠재 도입층인 금융기관들까지 블록체인 인프라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도입을 실현할 핵심 기반으로는 지갑 인프라를 꼽았다. 앵커리지 디지털은 자체 지갑 인프라 위에 은행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다른 은행과 금융서비스 기업들도 규제 체계 안에서 블록체인과 연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모든 경로는 견고한 지갑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안팎에서 확산하려면 지갑을 기존 금융 시스템과 통합해야 한다고 봤다. 수십 년간 사용한 회계 시스템에 지갑을 연결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 복잡하다며, 미국 금융기관 전반에서 이런 통합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향후 약 5년간 업계가 집중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 지형의 변화가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콜리는 클래리티법 논의 과정에서 양당 관계자들과 대화한 경험을 근거로 암호화폐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논란이 있는 사안에서는 정책 차이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은행과 핀테크의 도입 및 토큰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일부 규정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거래소 고객 자산은 신탁으로 보관해 거래소가 파산하더라도 파산재단에 포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콜리는 "거래소 자산은 신탁으로 보관돼야 한다"며 앵커리지 디지털이 FTX 사태 이전부터 이런 정책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자산 시장처럼 암호화폐에서도 수탁과 거래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도 정비가 하나의 대형 법안으로 완결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증권법도 여러 해에 걸쳐 마련됐다는 점을 들어 암호화폐 규제 역시 단계적으로 구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의 실제 인프라 도입과 제도 보완이 함께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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