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 세계에서 새로 등록된 전기차가 1천700만 대를 넘어서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되는 가운데, 각국의 정책 변화와 제조사 전략 차별화가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판매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총 1천710만2천 대로, 작년 동기 대비 350만 대가량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전체의 약 64%에 해당하는 1천89만4천 대를 판매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과 북미 시장은 각각 335만7천 대, 155만 대로 뒤를 이었으며, 아시아 신흥국 역시 97만3천 대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업체별로 보면 중국 비야디(BYD)가 전 세계에서 332만2천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를 지켰다. 유럽, 동남아 등에서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다양한 외부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국 지리그룹은 소형 차량과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64.7% 급증한 178만 대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반면 미국 테슬라는 판매가 7.7% 줄며 130만8천 대에 그쳐 3위로 밀려났다. 대표 모델인 모델 3, 모델 Y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52만9천 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5.1% 증가하며 세계 8위에 올랐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3가 주력으로 작용했고, 새롭게 출시된 캐스퍼 EV, EV5, 크레타 일렉트릭 등 소형 모델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세액공제 종료 등의 악재 속에서도 테슬라, GM에 이어 전기차 판매 3위에 올라 주목받았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포드, 도요타, 스텔란티스 등 주요 업체를 앞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 전체로 보면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유지되고 있지만, 지역별 양상의 차이가 뚜렷했다. 중국은 내수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됐지만 중저가 차량과 상용 전기차 수요가 이를 보완했고, 유럽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의 영향을 받으며 32.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북미는 세금 혜택 종료의 영향으로 10월 들어 판매가 급감했다.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각국의 정책 변화와 이에 대한 제조사의 대응 전략에 따라 더 큰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은 내수와 수출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흐름뿐 아니라 무역 규범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