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라일 제프 커리 “과소투자·탈세계화 겹치며 늦은 2020년대 원자재 강세장 전환”

| 민태윤 기자

원자재 강세장, ‘늦은 2020년대’ 본격화 전망

주식 중심의 강세장이 막바지로 향하는 사이, 원유·금속·농산물 같은 실물자산이 주도하는 ‘원자재 강세장’이 더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카를라일그룹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총괄하는 제프 커리(Jeff Currie)는 “늦은 2020년대에 주식 강세장에서 더 큰 원자재 강세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커리의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공급 측면에서 원자재 전반이 수년간 투자가 부족했고, 그 결과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가격이 구조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조건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금속·원유·농산물 등 대부분의 실물자산이 “오랜 기간 ‘과소투자’에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과소투자’가 만든 공급 절벽…금속은 2020년 이후 ‘직선’

커리가 반복해서 짚는 키워드는 ‘과소투자’다. 광산 개발, 정유·운송 인프라, 농업 생산성 투자처럼 공급을 늘리는 데 필요한 자본지출이 여러 해 동안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이 공백이 수급 균형을 깨뜨렸다는 해석이다.

그는 특히 금속 시장을 예로 들며 “과소투자 논리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유효하고, 금속은 2020년 이후 사실상 ‘직선’처럼 움직였다”고 말했다. 여기서 ‘직선’은 가격이 완만한 사이클을 타기보다 구조적 요인에 의해 한 방향 압력이 지속되는 국면을 뜻한다.

이런 시각은 크립토 투자자에게도 낯설지 않다. 비트코인(BTC) 공급이 정해져 있다는 ‘희소성’ 내러티브처럼, 원자재 시장에서도 공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려운 구조가 가격을 떠받친다는 논리다. 다만 원자재는 자연자원·정책·지정학 변수에 더 크게 흔들리며, 투자 회수기간이 길어 공급 확대가 늦다는 점이 강세장의 ‘지속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차이다.

탈세계화가 공급망을 흔든다…‘주기율표의 무기화’

공급을 압박하는 두 번째 축은 탈세계화다. 커리는 “주기율표를 ‘무기화’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라며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 축소, 천연가스 이슈, 이란·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한 흐름으로 묶었다.

과거엔 값싼 생산지와 효율적 물류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작동했다면, 지금은 국가 안보·산업정책·제재가 원자재의 조달 경로와 가격을 함께 바꾼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특정 자원의 ‘가용성’ 자체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가격은 수요보다 공급 충격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재정정책 변화, 원자재 수요를 끌어올린다

수요 측면에선 재정정책의 방향이 원자재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커리는 “돈이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원자재에 대한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커진다”고 말했다.

소득이 늘었을 때 서비스보다 에너지·식료품·생활물자 같은 ‘필수재’ 소비가 먼저 늘어나는 특성이 반영된 분석이다. 즉 정부 지출과 이전소득 확대가 체감경기 방어를 넘어, 실물 수요를 직접 밀어 올리면서 원자재 시장의 가격 체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요는 강한데 인플레이션은 내려왔다…원인은 ‘공급’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석이다. 커리는 “원자재 수요가 기록적이었는데도 인플레이션 하락이 전 세계적으로 동기화돼 나타났다”며, 이를 수요 둔화보다는 공급 측 제약이 핵심 변수라는 신호로 읽었다.

일반적으로 수요가 강하면 물가가 올라가기 쉽지만, 최근은 물가 지표가 내려오는 와중에도 원자재 수급 불안이 지속돼 ‘체감 비용’과 ‘지표’ 사이 괴리가 생겼다는 시각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국면이 이어질 경우, 특정 품목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에너지·금속 같은 ‘공급 민감’ 자산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자재 슈퍼사이클 ‘재등장’…구경제 vs 신경제가 아니라 ‘자산 경량 vs 자산 중량’

커리는 지금을 원자재 슈퍼사이클(장기 상승 국면)의 재등장으로 봤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다시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라며, 이 흐름이 “10년 말로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현상을 구경제(제조·자원) 대 신경제(기술)로 단순화하기보다, ‘자산 경량(asset light)’과 ‘자산 중량(asset heavy)’이라는 프레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플랫폼처럼 자본 투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산업과, 광산·정유·전력망처럼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산업은 투자 사이클이 다르게 움직이고, 수익률에 따라 자본이 이동하며 반복적인 순환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기술과 에너지, 세계 경제의 ‘두 축’…자본의 이동이 다음 사이클을 만든다

커리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산업은 기술과 에너지”라고 못 박았다. 기술이 생산성과 효율을 끌어올리는 축이라면, 에너지는 실물경제의 비용 구조를 좌우하는 축이다. 결국 자본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흐르고, 한쪽이 과투자·과잉공급에 들어서면 다른 쪽의 투자 부족이 누적되는 식으로 사이클이 돌아간다.

그의 결론은 명확하다. 원자재 시장에 누적된 과소투자, 탈세계화로 인한 공급망 재편, 재정정책이 만드는 수요 변화가 겹치며 원자재 강세장과 원자재 슈퍼사이클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흐름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는 지정학 변수와 정책 변화에 따라 품목별 강약이 크게 갈릴 수 있어, 시장은 공급 신호와 투자 사이클의 변화를 더 촘촘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말할 때 핵심은 ‘가격 전망’이 아니라, 왜 공급이 늘지 못하는지(과소투자), 어떤 변수가 공급망을 흔드는지(탈세계화·제재), 그리고 수요가 어떤 정책 경로로 재자극되는지(재정정책)를 구조적으로 읽는 능력입니다. 결국 변동성의 출처가 ‘수요’가 아니라 ‘공급’으로 이동하는 국면일수록, 투자자는 더 거시적인 프레임으로 시장을 해석해야 합니다.

“공급 절벽의 시대”엔 차트보다 ‘매크로 프레임’이 수익을 가른다

토큰포스트 아카데미는 원자재 강세장처럼 과소투자 → 공급 타이트 → 구조적 가격 압력이 만들어내는 큰 흐름을 읽고, 자산 간 사이클 전환(주식 → 실물자산, asset light → asset heavy)을 포착하는 ‘매크로 사고 체계’를 훈련하는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

지금 시장은 구경제 vs 신경제가 아니라, 자산 경량 vs 자산 중량의 자본 이동으로 다시 재편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 논리가 힘을 얻는 시대, 매크로를 읽는 능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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