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4,522.80달러 선에서 형성되며 고점을 이어가고 있다. 은 가격도 온스당 70.23달러로 높게 유지되며 금과 함께 강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일 대비 구체적인 등락 폭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두 자산 모두 역사적 고점권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는 모습이다.
금과 은은 동반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성격은 다르게 해석된다. 금이 중앙은행 준비자산과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데 비해, 은은 산업용 수요 비중이 커 전기·전자, 태양광 등 경기·기술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다. 현재와 같은 고점대 동행은 안전자산 선호와 함께 산업용 귀금속 수요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반영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의 일별 시가·종가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으나, 통상 현물 가격 강세 구간에서는 이들 ETF 가격에도 유사한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ETF는 실물 대신 금융상품 형태로 금·은에 노출되는 수단이어서, 가격 흐름에는 개별 투자자와 기관의 심리가 함께 반영되는 구조이다.
최근 금 가격 상승 배경에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중앙은행의 연간 금 매수 규모가 1,000톤을 넘기며 과거 10년 평균을 크게 웃돌고, 2024년과 2025년에도 사상 최고 수준의 매입이 이어진 것으로 집계된다. 세계금협회 조사에서 상당수 중앙은행이 향후 수년간 금 보유 비중을 확대할 계획을 밝힌 점도 준비금 다변화 흐름이 계속된다는 신호로 시장에서 함께 거론되고 있다.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이른바 ‘탈달러화’ 논의도 금 시장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외환보유액 동결 이후 비서방 국가들이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를 늘리는 움직임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인도, 터키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방어 수단이자 준비자산 대체재로 인식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금 가격 형성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언급된다. 2025년 말까지 이어진 연준의 잇단 인하와 2026년 추가 완화 가능성 전망 속에, 실질 금리가 낮거나 마이너스에 가까운 구간에서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기회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내년 연준 의장 교체를 둘러싼 독립성 논의 역시 시장의 경계심과 함께 안전자산 수요 변수로 함께 거론되는 상황이다.
은 시장에서는 정책·공급 측면 이슈가 병행되고 있다. 미국이 은을 전략·핵심 광물로 지정하고, 중국이 은 수출에 허가제를 도입한 점은 중장기적인 공급 구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은 가격에는 산업 수요 기대와 함께 자원 안보, 공급망 재편 이슈가 복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물 가격과 GLD·SLV 등 ETF의 흐름은 기본 방향은 같더라도 강도와 속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물 시장은 보석·산업 수요와 중앙은행·장기 보유 비중이 크고, ETF 시장은 단기 매매와 헤지 수요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두 시장의 괴리는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와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을 가늠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금과 은 가격이 고점권을 유지하는 현재 흐름은 시장 전반에 방어적 성격과 불확실성 인식이 공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계 부채가 기록적 수준으로 쌓이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채권 실질 수익률이 낮은 구간에서는 현금·채권 대신 실물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기 쉽다. 동시에 통화정책, 지정학, 자원 안보 이슈가 맞물리면서 귀금속 시장은 위험 회피 수단과 실물 수요 자산이라는 이중 성격이 부각되는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금과 은은 금리와 환율, 중앙은행 정책, 전쟁·제재 등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단기적으로는 뉴스 흐름과 투자 심리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투자 판단과 별개로, 이러한 특성을 전제로 각국 정책과 글로벌 거시 환경을 함께 살펴보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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