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연계 성과급이 반도체 호황의 효과를 기업 실적에만 머물지 않고 가계소득과 시중 유동성 증가로 확산시키면서, 자산시장과 물가, 통화정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26일 진단했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한국·대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파급 범위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직원 보상으로 빠르게 이전되면, 그만큼 민간에 풀리는 자금도 늘어나게 된다. 그는 이런 변화가 자산가격 상승, 국내 수요 확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런 성과급 체계가 이미 SK하이닉스에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고, 반도체 업종의 이익 연계 보상이 한국 기업 전반의 임금협상에서 새로운 기준처럼 자리 잡는 흐름이라고 봤다. 이번 구조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돌아갈 세후 보상 규모는 현금 또는 자사주 기준으로 올해 4조원, 2027년 16조원, 2028년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 이익이 임금과 보상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넓어질수록 경기 회복의 온기가 가계로 번질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과열 우려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첫 번째 파급 효과는 소비보다 자산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소비 성향은 낮은 편이어서, 성과급의 상당 부분이 당장 물건을 사는 데 쓰이기보다 저축되거나 투자 자금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뿐 아니라 주택시장으로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으며, 반도체 사업장과 가까운 용인·동탄·수원 등 수도권 남부 지역의 주택시장이 특히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판단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금융안정과 물가 측면의 위험이 커질 경우 한국은행이 3분기 중 금리 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 명분이 강해질 수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적어도 1.0%포인트의 추가 인상 여지도 남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호황이 임금과 자산시장으로 번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향후 정책당국은 경기 지원보다 유동성 관리와 시장 과열 차단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