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6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와 국제 유가 급락의 영향을 받아 10원 넘게 떨어지며 1,500원 초반대로 내려왔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전 거래일보다 12.9원 내린 1,504.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 초반 1,515.0원으로 출발한 뒤 하락 폭을 점차 키웠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누그러졌고, 그 영향이 외환시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특히 미국과 이란이 휴전 기간을 60일 더 연장하고, 이 기간 안에 최종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양해각서 체결에 가까워졌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전쟁이나 분쟁 우려가 줄어들면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도 함께 낮아지는데, 실제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은 아시아 시장에서 전날보다 5% 넘게 하락하며 배럴당 9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됐다.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무역수지와 물가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이는 원화 가치에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재료가 된다.
국내 증시 흐름도 환율 하락을 거드는 쪽으로 작용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99.80포인트, 2.55% 오른 8,047.51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처음 8,00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천84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1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지만, 직전 거래일 2조원에 가까운 순매도와 비교하면 매도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다소 진정되면서 원화 약세 부담도 함께 줄어든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환율 상승 배경으로 외국인의 주식 매도 뒤 달러 환전 수요를 언급하며, 주가가 안정되면 이런 흐름도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 자체가 완전히 약해진 것은 아니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2% 오른 99.072를 나타냈고, 엔/달러 환율은 159.072엔으로 0.13% 상승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5.90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7.86원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 안정 기대가 실제 합의로 이어지는지, 또 외국인 증시 자금 흐름이 얼마나 빨리 안정되는지에 따라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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