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예금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전반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김성식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2026년 6월 1일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예보가 지금 전례 없는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축은행 특별계정과 예보채상환기금의 존속 기한이 차례로 다가오면서, 기존 예금보험제도의 틀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제도는 금융회사가 부실해지더라도 일정 한도 안에서 예금자의 돈을 보호하는 장치인데,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 안전판으로 여겨진다.
김 사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위기 대응 체계의 사전 정비다. 그는 금융회사 부실이 본격화하기 전에 자금을 지원해 충격 확산을 막는 금융안정계정의 도입과, 뱅크런(예금 인출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 같은 비상시 계약이전 등 정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신속정리제도를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 불안이 커진 뒤 수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기 초기에 확산을 차단하는 예방 중심 체계로 옮겨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도 운영의 재원 구조를 손보겠다는 점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김 사장은 적정 목표기금 규모와 예금보험료율을 다시 산정해 예금보험료 부과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금보험료는 금융회사가 예금자 보호를 위해 예보에 내는 일종의 보험료인데, 금융업권별 위험도와 금융계약자의 특성이 서로 다른 만큼 보다 세분화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실제 예금자 보호를 더 강화하고, 정부의 새마을금고 검사 지원 확대와 상호금융업권의 건전성 제고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예보는 이날 ‘신뢰로 쌓아온 금융안정, 든든히 지켜낼 국민일상’을 슬로건으로 기념식을 열고, ‘국민의 금융일상을 지키고 금융에 안정을 더하는 케이디아이시’라는 새 비전도 선포했다. 아울러 예금보험제도와 금융안정 관련 연구를 담은 ‘신예금보험론’과 지난 30년의 성과를 정리한 ‘예금보험공사 30년사’를 발간했다. 그동안 금융안정 현안 해결에 무게를 뒀던 예보가 앞으로는 국민 편익까지 함께 고려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예금자 보호 장치의 정교화와 금융권 사전 안전망 확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