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군사 긴장과 미국·이란 간 협상 차질이 겹치면서 1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원유 시장은 산유국 주변의 분쟁이 실제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번에는 이란이 협상 메시지 교환 중단 방침까지 내놓으면서 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 19분 기준으로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6.7% 오른 배럴당 97.19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7.6% 상승한 배럴당 94.01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유럽과 국제시장의 대표 가격 지표이고,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미국 시장의 기준 유종이어서 두 가격이 함께 급등했다는 것은 전 세계 원유시장 전반에 공급 불안이 반영됐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직접적인 계기는 이란의 강경한 발언이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레바논에서의 휴전이 사실상 깨진 상황인 만큼 이란 협상단이 중재자를 통한 대화와 문건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이란과 이른바 저항의 축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포함한 새로운 전선 활성화까지 거론하면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여서,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유가를 밀어 올리는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확대도 긴장을 높이는 배경이다. 이스라엘군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난달 25일 지시에 따라 헤즈볼라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기존 통제선으로 불리던 이른바 옐로라인을 넘어 레바논 공격을 재개한 상태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국지 충돌을 넘어 주변 지역으로 분쟁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원유시장은 실제 생산시설 피해뿐 아니라 해상 운송로의 안전, 보험료 상승, 선박 운항 차질 같은 간접 비용까지 가격에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 협상도 시장 안정 재료가 되지 못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잠정안을 승인하지 않고 조건을 강화한 안을 이란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진심으로 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에도 좋은 합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런 발언만으로는 안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메시지 교환이 끊긴 상황에서는 협상 기대보다 군사 충돌과 수송 차질 위험이 더 크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중동 정세와 미·이란 간 대화 재개 여부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해협 봉쇄 우려가 현실에 가까워질 경우 유가 변동성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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