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는 2일 미국 금융시장이 대형 기술기업의 자금 수요를 받아들일 만큼 강한 위험 선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불안보다 기대에 더 무게를 두고 움직이면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초대형 투자 계획에도 시장의 자금 공급 여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솔로몬 최고경영자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강연에서 스페이스엑스, 오픈에이아이, 앤스로픽 같은 기술기업들의 대형 기업공개를 시장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세계 경제가 낙관적 분위기를 이어가는 한 금융시스템 안의 유동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유동성은 시장에 돈이 얼마나 넉넉하게 풀려 있어 자금 조달과 투자가 원활한지를 보여주는 개념인데, 지금은 기업들이 필요 자금을 비교적 쉽게 끌어올 수 있는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로 알파벳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들었다. 알파벳은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를 위해 800억달러, 우리 돈 약 120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주가 하락 폭이 3%대에 그쳤다. 보통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에 부담이 되지만, 시장이 이를 큰 악재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장 투자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의 주요 초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인공지능 경쟁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아마존,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는 올해에만 최대 7천250억달러를 인공지능 인프라 설비투자에 집행할 예정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면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연산 자원을 공급하는 기업을 말한다.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엑스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고, 알파벳 유상증자에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는 만큼, 솔로몬 최고경영자의 발언은 현재 자본시장의 실제 자금 흐름을 가까이서 본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그는 낙관론만 내세우지는 않았다. 인공지능과 미국 경제의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10년 뒤 미국이 낮은 실업률과 높은 생산성을 갖춘 경제가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시장 심리는 짧은 시간 안에 공포로 급격히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대형 기술주와 인공지능 기대를 중심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금리 변화나 실적 충격, 지정학적 위험 같은 변수가 생기면 주가가 가파르게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인공지능 투자와 대형 기업공개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낙관이 과열로 바뀌는 순간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체력과 투자심리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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