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6월 12일(현지시간)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 기업공개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초대형 우주기업 상장 물량을 직접 편입하는 사례가 나오게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일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배정받은 주식은 현재 운용 중인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상장지수펀드’와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에 나눠 담을 계획이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 대형 상장 종목에 직접 접근하기 쉽지 않은데, 운용사가 공모 단계부터 참여하면 상장 직후 해당 종목을 펀드 안에 비교적 빠르게 편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투운용은 2023년 9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나스닥 상장 때도 기업공개 청약을 통해 물량을 배정받은 경험이 있다.
한투운용이 이번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스페이스X의 희소성과 성장 기대가 함께 깔려 있다. 운용사 측은 상장 초기에는 시장에 실제로 풀리는 주식 수가 많지 않아 주가가 급하게 오를 가능성이 있고, 이후에도 사업 확대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기업으로, 민간 발사체와 위성통신 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우주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750억∼800억달러, 원화로는 약 122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조7천500억∼2조달러, 약 3천53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는 전 세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될 만한 수준이다.
상장 이후 운용 전략도 비교적 공격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모 물량 배정에 그치지 않고 상장 당일 시장에서 추가 매수에도 나설 계획이다. 특히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스페이스X 편입 비중을 최대 25%까지 높일 방침이다. 이 펀드의 실제 편입 비중은 6월 13일 이후 ACE ETF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고,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의 편입 비중은 추후 자산운용보고서에서 공개된다. 운용을 맡은 김현태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은 두 상품이 모두 액티브 유형이어서 상장 당일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수 추종을 우선하는 패시브 상품과 달리, 운용 판단에 따라 신규 상장 종목을 더 신속하게 담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변동성에 대비한 보완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의 프록시 자산, 즉 직접적인 대체 투자 성격의 종목으로 에코스타를 이미 편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장 직후 스페이스X가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 지수를 따라 사야 하는 자금이 한꺼번에 몰려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데, 이때 에코스타가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대형 성장주의 상장은 기대와 변동성이 동시에 큰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편입은 우주산업 투자 수요를 넓히는 계기가 되는 한편 액티브 운용사의 종목 선별과 위험관리 역량이 함께 시험대에 오르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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