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5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뛰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 있는데도 노동시장이 쉽게 식지 않는 모습이 확인되자,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기 어렵다고 다시 판단하는 분위기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40분 기준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54%로 전장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02%로 0.04%포인트 상승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를 넘어섰다. 통화정책 변화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12%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하는데, 그만큼 시장이 금리 하락 기대를 줄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움직임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다. 5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7만2천명 늘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비농업 일자리는 농업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의 고용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미국 경기의 체력을 가늠하는 핵심 수치로 받아들여진다. 시장 예상보다 고용이 훨씬 탄탄했다는 것은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이고, 이는 임금과 물가 압력을 완전히 낮추기 어려운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와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경기 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경기 부담을 덜기 위해 금리 인하 여지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그러나 이번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외부 충격 우려 속에서도 상당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 결과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이전보다 더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장단기 국채 금리가 함께 오르는 흐름으로 그 인식이 반영됐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가 얼마나 더 견조하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용이 강하고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으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고, 그만큼 미국 국채 수익률의 높은 수준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질 경우 시장 금리는 다시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어,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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