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2026년 안에 5천억원 규모의 연체 채권을 없애고 4조5천억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취약 차주의 빚 부담을 덜고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지원을 본격화했다.
신한금융은 10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제5차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단 회의를 열고 총 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2.0 온’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오래된 연체 채권을 정리해 장기 채무 부담의 악순환을 끊고, 동시에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자금을 더 넓게 공급하는 데 있다. 금융권에서 연체 채권 소각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을 장부에서 털어내는 조치로, 채무자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진 추심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우선 올해 상반기에 3천300억원 규모의 연체 채권을 먼저 소각하고, 연내 소멸시효가 끝나는 채권까지 포함해 올해 전체 소각 규모를 5천억원으로 맞출 계획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장기 연체 채권 576억원을 소각한 데 이어 약 1천200억원을 추가로 없애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이날 사망자 채권이거나 5천만원 이상 고액 채권이라는 이유로 새도약기금 지원 대상에서 빠졌던 8년 이상 장기 연체 채권 약 1천500억원을 한꺼번에 소각한다.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도 약 60억원 규모의 연체 채권 소각에 참여한다. 아울러 5년이 지난 채권은 시효 연장을 원천적으로 막고 채무 조정을 추진하되, 불가피하게 시효를 연장하더라도 3년이 지나면 다시 심사하는 절차를 새로 둬 장기 연체가 관행처럼 이어지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자금 공급도 크게 늘린다. 신한금융은 애초 올해 목표였던 포용금융 3조원을 조기에 채운 데 이어, 내년 계획분 1조5천억원까지 올해로 앞당겨 모두 4조5천억원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서민금융과 중금리 대출에 2조9천억원, 소상공인 지원에 1조4천500억원, 미소금융과 상생대환대출 확대 등에 1천500억원이 배정된다. 특히 7월 1일에는 기존에 신한저축은행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상생대환대출을 모든 저축은행 고객으로 넓힌 ‘신한 상생대환대출Ⅱ’를 내놓는다. 여기에 기초연금 수급자 비상금대출, 미소금융 성실 상환자 자산 형성 지원, 햇살론 보증료 캐시백, 시니어 안심케어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취약 차주의 자금 사정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금융 부담을 낮추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심사 방식도 바뀐다. 신한금융은 과거 연체 이력에 치우친 기존 평가에서 벗어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는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중저신용자 지원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 말 개발한 서민 대안 신용평가모형은 올해 3월부터 서민 신용대출에 적용되고 있고,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인 중금리 대출 신상품 심사에도 반영된다. 이 모형은 생활비 지출, 공과금 납부, 자동이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상환 능력을 더 세밀하게 따지는 방식이다. 또 배달앱 ‘땡겨요’ 기반 정보와 제주은행의 디지털 기업금융 브랜드 ‘디제이뱅크’의 전사적 자원관리 데이터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전반으로 보면 최근 포용금융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연체 장기화와 신용 사각지대 문제를 줄이는 정책적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신한금융의 이번 조치는 채권 정리와 신규 자금 공급, 평가모형 개선을 한꺼번에 묶었다는 점에서 범위가 넓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취약 차주 지원을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상시적인 금융 인프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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