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정보통신기술 수출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서버 관련 저장장치 판매가 함께 급증하면서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발표한 ‘2026년 5월 정보통신기술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5월 정보통신기술 수출액은 477.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208.8억달러보다 128.9% 늘어난 수치다. 수출액과 증가율이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정보통신기술 수출이 3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877.5억달러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이 차지한 비중은 54.5%로, 한국 수출의 절반 이상을 이 분야가 떠받친 셈이다.
가장 큰 역할을 한 품목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371.6억달러로,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증가율은 169.2%에 달했다. 배경에는 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가 있다.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연산 설비 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고정거래가격도 상승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물량 증가와 단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컴퓨터·주변기기도 인공지능 서버용 에스에스디(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수요에 힘입어 43.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품목 역시 4개월 연속 최대 실적이다. 특히 에스에스디 수출만 39.7억달러로 337.7% 급증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른 품목도 대체로 개선 흐름을 보였다. 디스플레이는 휴대전화 신제품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확대와 노트북 신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5.7억달러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증가율은 2.8%였다. 휴대전화 수출은 고사양 완제품의 평균판매단가가 오르고 카메라 모듈 같은 고부가가치 부품 수요가 늘면서 12.2억달러로 15.9% 증가했다. 통신장비도 베트남으로 나가는 부품과 멕시코향 자동차 전장용 장비 판매가 늘어 2.1억달러로 3.7%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공지능 관련 투자 확대가 중심축이었고, 여기에 프리미엄 정보기술 기기 수요가 겹치면서 주요 품목 전반에 온기가 퍼진 모습이다.
수입도 함께 늘었다. 5월 정보통신기술 수입은 157.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115.4억달러보다 36.0% 증가했다. 다만 수출 증가 폭이 훨씬 컸던 만큼 무역수지는 320.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 분야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이자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다시 강한 수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특정 품목과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경우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업황 변동이나 주요국 수요 조정에 따라 수출 증가세의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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