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16일 현대자동차의 목표주가를 71만원에서 77만원으로 올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빅테크의 지분 투자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로보틱스 자산의 가치가 시장에서 다시 평가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채널 체크 결과 구글이 2025년 말 현대차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투자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으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비상장사여서 외부 투자 유치 이력이 없고, 시장에서 형성된 객관적인 가격도 없는 만큼 기업가치를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있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028년 대량 양산을 계기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증권가가 주목한 핵심은 단순한 투자 성사 여부보다도, 빅테크가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 자체다. 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단순한 연구개발 조직이 아니라 미래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가치 산정에 반영해온 보스턴 다이내믹스 가치를 중립적 시나리오인 124조원에서 긍정적 시나리오인 167조원으로 높여 잡았다고 설명했다. 지분 투자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해당 회사만이 아니라 현대차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성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목표주가 상향에는 현대차의 본업과 신사업을 함께 보는 평가 방식 변화도 작용했다. 김 연구원은 영업가치 산정의 핵심 기준인 멀티플, 즉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몇 배의 가치를 매길지를 나타내는 배수를 13.7배로 높였다. 그동안은 도요타와 같은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해왔지만, 최근 도요타의 멀티플이 12.5배에서 10.3배로 낮아진 것과 달리 현대차는 로보틱스 사업,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 전환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현대차의 15일 종가는 64만7천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논리로 기아의 목표주가도 24만원에서 26만원으로, 현대모비스는 85만원에서 95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를 단순히 완성차 판매 기업으로만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로봇, 데이터 인프라까지 포함한 미래 산업 플랫폼으로 보는 흐름이 반영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사업의 상용화 속도와 수익성에 대해 어떤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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