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국제 유가와 환율이 단기적으로 안정됐더라도 이를 경기 불안 해소의 신호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중장기적인 경제 여건을 더 신중하게 점검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유가가 빠르게 내려간 점을 언급하면서, 당장의 시장 가격 움직임만 보고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과 환율 안정은 물가와 금융시장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이런 변화는 국제 정세와 투자 심리에 따라 짧은 시간 안에도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시장이 위험을 덜 느끼는 이른바 위험 선호 국면에서는 자산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경제 전반이 좋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장 가격은 기대와 심리에 크게 좌우돼 단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일시적인 안도감보다 실제 성장 흐름과 물가 압력, 대외 충격의 파급 경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가는 수입 물가와 국내 소비자물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수이고, 환율 역시 수입 비용과 자본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통화정책 판단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를 반영해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과 맞물려 나온 것이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에너지 가격과 환율이 진정되면 물가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제 유가가 다시 반등하거나 대외 불확실성이 재차 커질 경우 소비와 투자, 물가 흐름이 다시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결국 한국은행은 단기적인 시장 반응에 휩쓸리기보다 실물경제의 체력과 물가 흐름을 중심으로 통화정책 판단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에도 대외 변수에 따른 일시적 가격 안정이 나타나더라도, 한국은행이 금리와 물가 전망을 결정할 때에는 보다 긴 시간축에서 경제 전반의 충격 흡수 능력을 따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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