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물가 오름세 지속…추가 금리 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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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다만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며, 현재는 시장 급변에 대응하는 비상 조치보다 중장기 물가 흐름을 더 중시할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는 중동 전쟁 이후 불안해진 에너지 공급 여건을 들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 유가가 단기적으로 내려갔더라도, 실제 원유 공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시장은 하루 이틀 사이 분위기가 빠르게 바뀔 수 있지만, 중앙은행은 이런 단기 가격 움직임보다 경제의 기초 여건, 즉 펀더멘털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특히 유가 충격이 석유류 가격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품목 전반으로 번지는 2차 파급효과를 경계하고 있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 이후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상승했고,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과 임금이 함께 오르고, 국내 경기 개선에 따라 수요까지 살아나면서 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이 더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동안에는 주로 비용 증가가 물가를 자극했다면, 이제는 소비와 투자 등 수요 측 압력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엇박자 우려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중한 선을 유지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수요를 과도하게 자극해 물가를 밀어 올렸다고 보기는 어렵고, 현재 재정 여건도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추가 국채 발행 부담이나 채권 금리 상승 압력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세수가 더 걷힐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이는 경기 회복 흐름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되, 그 회복이 과열로 이어져 물가를 자극하는지는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한국은행이 긴축 강도를 갑자기 높일 가능성은 낮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신 총재는 빅스텝이 거론되던 시기는 채권금리가 높고 시장 불안이 훨씬 컸던 때라며,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신 생활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보다 더 크게 체감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은 급격한 충격보다 지속적인 물가 압력과 민생 부담을 함께 살피며 점진적인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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