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특히 일반회사채 시장에서는 우량채만 발행되고 비우량채는 자취를 감추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한층 보수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실적은 18조7천813억원으로 전월 22조2천21억원보다 15.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일반회사채 발행은 2조1천2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9.2% 줄었다. 회사채는 기업이 중장기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인데, 지난달에는 새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오기보다 기존 빚을 갈아타는 차환 목적 발행이 61.8%를 차지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 확대보다 만기 대응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신용등급별 쏠림 현상이다. 지난달 일반회사채 발행은 AA등급 이상 우량물이 2조1천200억원으로 전체의 100%를 차지했다. A등급과 BBB등급 이하는 발행이 전혀 없었다. 전월인 4월에는 AA등급이 79.9%, A등급이 16.4%, BBB등급 이하가 3.7%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투자 수요가 더 안전한 채권으로 집중된 셈이다. 일반회사채는 지난달에도 4천220억원 순상환을 기록해 올해 들어 이어진 순상환 기조가 계속됐다. 금융시장에서는 6월 신용평가사 정기평정과 1분기 사업보고서 제출 등을 앞두고 기업들이 발행 시점을 미루며 관망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채 전체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49조3천958억원으로 0.6% 늘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채 발행은 15조1천898억원으로 8.9% 감소했고, 자산유동화증권은 1조4천715억원으로 8.7% 증가했다. 단기자금 시장은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발행금액은 259조3천870억원으로 전월보다 14.5% 증가했다. 이 중 기업어음은 45조8천292억원으로 18.7% 줄었지만, 단기사채는 213조5천578억원으로 25.4% 늘었다. 이는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 발행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비교적 짧은 만기의 자금은 단기사채를 통해 조달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주식 발행 시장은 채권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주식 발행실적은 총 1조3천596억원으로 전월 4천136억원보다 228.7% 급증했다. 기업공개는 4건으로 전월과 같았지만 금액은 1천107억원으로 29.8% 감소했고, 코스닥시장 상장 4건 가운데 1건은 기업인수목적회사, 즉 스팩 상장이었다. 반면 유상증자는 1조2천489억원으로 388.0% 늘었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차입 대신 자본 확충 방식으로 재무안정성을 높이려 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금리 수준과 투자심리, 신용등급별 자금 조달 여건에 따라 우량채 중심의 선별적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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