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임원 보수 환수 및 퇴직자 재취업 제한 개혁 본격화

| 토큰포스트

농협이 임원 보수 환수 장치와 퇴직자 재취업 제한 기준을 실제 인사와 경영 체계에 반영하면서, 지난 3월 내놓은 자체 개혁 과제 이행이 본격 단계에 들어섰다.

농협은 1일 농협개혁위원회가 지난 6월 30일 제8차 회의를 열어 혁신 권고안에 따른 13개 자체 개혁과제와 16개 세부과제의 추진 상황을 점검한 결과, 전체 과제의 75%가 이행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개혁은 농협 내부의 지배구조와 인사 운영을 손질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성과를 냈을 때 지급한 보수를 사후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것은 경영진 책임을 보다 엄격하게 묻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임원 성과보수 환수 절차를 도입한 곳은 전체 18개 계열사 가운데 11개사다.

인사 제도도 바뀌고 있다. 농협은 임원후보자 추천기구의 운영 방식을 손질해 외부위원 추천기관을 넓히고, 단수 추천이 아닌 복수 후보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특정 인사에 후보군이 쏠리는 관행을 줄이고 검증 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이와 함께 개혁위원회 권고에 따라 ‘퇴직 후 1년 이상이 지나지 않으면 임원으로 선임할 수 없다’는 기준도 현장에 적용됐다. NH투자증권은 이 기준을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처음 반영했고, 지난 6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내부 출신 각자대표 2명 선임안을 확정했다. 농협은 다음 달 외부 전문가 중심의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준법감시 기능은 금융·유통 등 계열 사업이 많은 조직일수록 내부 통제의 핵심 장치로 꼽힌다.

제도 개편은 법 개정 추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선거범죄 공소시효를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고, 조합 이사와 감사의 3선 제한, 조합장인 이사 선거의 경선제 도입 등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이 지난 4월 국회에 발의됐다. 공소시효 연장은 선거 관련 위법 행위를 더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려는 취지이고, 연임 제한과 경선제는 조합 운영의 폐쇄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농협처럼 지역 조합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은 선거와 인사 구조의 공정성이 곧 조직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상징성이 크다.

농협은 지배구조뿐 아니라 경제사업과 자금 운영 부문 개혁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경제사업 회원조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2건의 합병을 마쳤고, 4건은 의결을 끝내고 추진 중이다. 회원조합지원자금 심의회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사업·유형별 대표성을 반영한 심의위원 구성도 마쳤다. 여기에 심의 결과 공개와 성과평가 체계 구축을 위한 정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외부 전문기관 컨설팅을 마친 뒤 소매사업 부문의 자원을 다시 배치해 유통 계열사의 자립경영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광범 농협개혁위원장은 지배구조 개편 자체보다 농업인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는지가 혁신의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농협 개혁의 평가 기준이 단순한 제도 도입 여부를 넘어, 농산물 가격 안정과 농촌 인력난 해소 같은 현장 성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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