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장 초반 일제히 오르다가 오후 들어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으면서 상승폭을 줄이거나 일부 구간에서는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5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775%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3.2bp 오른 연 4.245%를 기록해 지난 6월 11일의 연 4.300%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5년물은 연 3.999%로 보합, 2년물은 1.3bp 내린 연 3.659%에 마감했다. 장기물인 20년물은 연 4.431%로 3.5bp 상승했고, 30년물과 50년물도 각각 3.5bp, 3.7bp 오른 연 4.460%, 연 4.351%를 나타냈다.
장 초반 금리 상승은 해외 변수의 영향이 컸다. 간밤 이란의 상선 공격을 둘러싼 미국의 보복 공습과 대이란 제재 복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지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국채 금리가 먼저 올랐고 국내 채권시장도 그 흐름에 연동됐다. 실제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개장 직후 연 3.836%까지 오르며 약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환시장이 분위기를 바꿨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전 6시 기준)보다 17.30원, 전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29.70원 내린 1,498.5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5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달러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원화로 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통상 원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 자금 흐름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 수 있어 채권시장 약세도 일부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순매도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도 강도는 다소 약해졌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천45계약, 10년 국채선물을 4천302계약 순매도했다. 상상인증권의 신얼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이 주식시장과의 연관성보다 투자심리 위축에 더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날은 외환시장과의 연동성이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주식과 채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음에도 원화 절상 재료가 나오면서 국고채 약세가 다소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날 흐름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채권 약세가 이어진 뒤 나타난 기술적 되돌림 성격이 강하고, 한국은행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 전망도 10월 전후는 돼야 보다 선명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 변수, 원화 환율 방향, 외국인 선물 수급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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