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은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올리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흐름이 예상보다 뚜렷한 데다 원화 약세와 물가 불안 요인이 남아 있어,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 부양보다 물가와 금융 안정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9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시중 자금 흐름과 대출금리 수준에 영향을 주기 위해 조정하는 대표 정책금리인데, 이를 올리면 시중 유동성을 다소 조이는 긴축 효과가 난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 올해 7월과 10월, 2027년 1월과 4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이 이어져 최종금리가 연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꼽힌다.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은 생산과 투자, 기업 실적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물가 자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경제의 장기 성장 속도)을 웃돌면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조건에서는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선택이 정책적으로 더 자연스럽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한국은행의 의사소통 방식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분기마다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특정 시점의 한 차례 결정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시장에 미리 알리며 기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읽힌다. 중앙은행이 이런 신호를 분명히 주면 채권금리와 환율, 대출금리 등 금융시장 가격이 선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정책 효과가 더 넓게 퍼질 수 있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은 엇갈린다. 한국씨티은행은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6%에서 2.8~3.0%로 높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상향 조정과 2분기 경기지표의 견조한 흐름이 근거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7%보다 소폭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전체 물가를 누르는 효과를 내고 있어서다. 다만 원화 약세와 비교적 강한 성장세가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남아 있어, 물가가 당장 크게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은행이 경기 개선 신호를 확인하는 동시에 환율과 물가의 불안 요인을 함께 살피며 점진적인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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