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경기 둔화 우려에 2% 하락… 미국·이란 긴장 속 공급 불안 여전

| 토큰포스트

국제유가가 9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보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우려에 더 크게 반응하면서 2% 안팎 하락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6.30달러로 전장보다 2.20%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즉 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72.08달러로 1.96% 하락했다. 통상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을 밀어 올리지만, 이날 시장은 수요 둔화 가능성을 더 무겁게 받아들였다.

배경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있다. 앞서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되거나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기업 투자와 소비가 둔화하고, 그 결과 산업 활동과 물류 이동이 줄어 원유 사용량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원유 가격은 단순한 공급 상황뿐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많이 쓸 것인가에 대한 기대에도 크게 좌우된다.

중국의 물가 지표도 유가 하락 압력을 키웠다. 중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올라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이 원재료와 중간재를 사들이는 단계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이 수치가 높아지면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시장은 이런 비용 압박이 기업 실적과 생산 활동을 제약하고, 이미 약한 내수 회복세까지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소비가 예상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유가가 더 큰 폭으로 밀리지는 않은 것은 공급 측 불안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원유 수송량이 다시 줄었고,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러시아의 디젤 연료 수출 제한도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통로여서 이 지역의 운송 차질은 곧바로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방을 막는 요인이 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우려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공급 불안이 서로 맞서는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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