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1년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봤지만,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이 7월 2일부터 7일까지 이코노미스트 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2일 보도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 추정치는 평균 2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조사 당시 33%보다 낮아진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은 2025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2.1%로 제시돼, 4월 조사 때의 2.0%보다 소폭 높아졌다.
이런 판단은 중동 지역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에너지 공급망에 차질 우려가 커졌는데도 미국 경제 전반의 체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평가를 반영한다. 다시 말해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하는 부담 요인은 됐지만, 소비와 고용, 기업 활동 전반을 급격히 위축시킬 정도의 충격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반면 물가에 대한 전망은 더 나빠졌다. 응답자들은 올해 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월 전망치 3.2%보다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짤 때 중요하게 보는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 전망도 3.2%로, 4월의 2.9%에서 올라갔다.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에너지와 식품처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이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물가 불안이 일시적 충격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취임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에게는 경기보다 물가 관리가 더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짚었다. 다만 설문 응답자 가운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 비율은 15%에 그쳤다. 대다수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현행 3.50~3.75%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성장 둔화 위험은 다소 줄었지만, 물가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면 연방준비제도가 성급하게 금리를 내리기도, 다시 올리기도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보다는 완만한 성장과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함께 나타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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